어머, 귀여워!
—지나가던 소녀들
전에는 부모들이 자식 좋은 성적 받게 하려고, 좋은 대학 보내려고 그야말로 난리를 치는 것을 자기 욕심 채우려고 애 잡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어보니까 알겠어요. 애가 잘되길 바라는 게 순전히 애를 위한 마음이란 걸요.
오늘도 아침에 억돌이 매고 산책을 갔는데 지나가던 초등학교 고학년쯤 돼 보이는 여자애 둘이 “어머, 귀엽다!”라고 감탄사를 날렸어요. 낮에 백화점에서도 지나가던 아가씨도 똑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 말을 들으면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뭔가를 잘한 것 같아서 뿌듯한 게 아니라 그냥 내 자식이 그렇게 남한테 귀여움 받는 존재라는 게 좋아요.
애랑 같이 있으면 가끔 그런 말 듣습니다. “아빠 안 닮고 뽀얘서 다행이다.” 네, 제가 좀 많이 시커멓거든요. 만약에 다른 사람과 저를 그렇게 비교했으면 정말 기분이 나빴을 거예요. 속으로 니는 여름 불볕에 아주 숯덩이처럼 타버려라, 저주를 했을지도 몰라요.
근데 아들이 저보다 낫다는 말은 너무 좋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들과 비교당하는 건 얼마든지 당해도 좋아요. 단, 아들이 저보다 낫다는 결론이 나오는 비교만요.
이게 부모 마음인가 봅니다. 자식을 통해 내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욕심 같은 것 없이 그저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요. 나는 좀 못돼도 자식만 잘되면 좋은 거요.
애 낳기 전에는 혹시라도 내 애가 못나 보이거나 애한테 애정을 못 느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제가 하는 거의 모든 걱정이 그렇듯이 만고에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앞으로 억돌이 때문에 가슴 설렐 많은 여자들이 너무 마음고생 심하게 하지 않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