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의 최대 장점이 ‘층간 소음으로부터의 자유’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센레 비지, ⟪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결혼 후 쭉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편해요. 내가 건물 관리 안 해도 되잖아요. 나무도, 화단도, 작은 연못도 알아서 관리해주고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입주민 헬스장도 싼값에 이용할 수도 있고 말이죠.
솔직히 저랑 아내랑 둘이 살긴 좋아요. 하지만 억돌이(8개월)를 생각하면 갑갑합니다.
얘 발차기가 장난이 아니에요. 전에 정면을 보는 방향으로 애를 안고 있는데 허공에다 발을 얼마나 세게 차는지,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어휴, 애기가 힘이 좋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은 잘 안 그러는데 얼마 전까지 자면서 두 다리를 번쩍 들었다가 침대를 내리찍으면 쿵쿵하는 소리가 온 집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에너지는 넘치는데 아직 오래 앉아 있지도, 기지도 못해서 누워 있어야 하니까 지도 답답한가 봐요. 바닥에서 손 짚고 가슴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부산하게 움직이다가 지겨우면 일으키라고 찡찡대거나 소리를 지릅니다. 그래서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서 세워주면 두 발로 바닥을 딛고 서서는 앉히지도, 눕히지도 못하게 안간힘을 다 쓰며 버텨요. 그럴 때 억지로 눕히면 그 조그만 놈이 아주 난동을 피웁니다.
좀 크면 엄청나게 뛰어다닐 것 같아요. 근데 아파트가 어디 맘 놓고 뛰어다닐 곳인가요. 잘못하면 층간 소음 때문에 아래층과 원수지간 되는 거 순식간이죠.
안 그래도 저희가 지금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어요. 어느 집 년놈들인지(과격한 표현 죄송합니다) 밤 10시 넘어서도 발망치를 쿵쿵 찍어대요. 정황상 윗집일 확률이 매우 높지만 자기들은 아니고 다른 집 소음이 우리 집으로 오는 거 같대요. 그리고 우리가 예민하다나요. CCTV 달아놓고 감시할 수도 없으니 뭐라 할 말 없죠.
범인이 누구든 간에 밤에 빡치면 “니네는 니네보다 더 독한 집 만나서 미치기 직전까지 가라”라는 저주가 입에서 튀어나옵니다. 만약에 우리나라가 총기 소지 허용국이었으면 아마 야밤에 아래층에서 바닥 뚫고 날아온 총알에 맞아 죽는 사람 수두룩할 거예요.
말이 좀 심했는데 층간 소음이 사람을 이렇게 빡치게 만듭니다.
제가 피해를 당해봤으니까 남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아요. 두꺼운 매트 깔아서 해결이 된다면 다행인데 만약에 안 되면 어쩌죠?
애가 뛰는 건 본능인데 그걸 억지로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애한테도 부모한테도 큰 스트레스고, 그렇다고 우리 편하자고 아랫집 천장이 종일 쿵쿵대게 하는 건 못할 짓이잖아요.
아파트 만드는 놈들(개개인이 아니라 회사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돈을 몇 억씩 받으면서 왜 여태 이걸 해결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겉만 번지르르하면 뭐해요, 생활이 불편한데.
그래서 단독주택에 살고 싶어요. 근데 또 오래된 주택은 아파트 살던 사람들이 들어가서 살긴 불편하잖아요. 그렇다고 새로 주택을 지으려면 땅값까지 해서 아파트 값의 배는 줘야 하고요.
조만간 이사를 가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또 아파트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래층에 피해 안 주려고 1층이나 필로티 층을 찾아봤는데 인근에 매물이 씨가 말랐어요. 아무래도 아랫집 있는 집에 가게 될 텐데 부디 아파트가 잘 지어져서 매트로 소음이 다 막아지길 바라는 수밖에요. 더불어 윗집 소음도 안 들리기를요.
우리 집에 발망치질 하는 것들 확 아킬레스건이나…… 이런 기도 하면 안 되죠? 그냥 정신 좀 차리게 해 주시고 저희는 억돌이가 맘껏 뛰어도 남한테 피해 안 가는 집 구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