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으히히.

—아내, <신서유기>를 보며



묵상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합니다. 바보 같이 멍하니 들여다보면서 바보가 된다는 부정적인 의미죠.


하지만 저는 텔레비전이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며 현대인에게 필수품에 가까운 물건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멍하게 쉬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다들 몸이든 머리든 열심히 굴리며 일하잖아요. 회사 일이든 집안일이든 간에요. 그러고 나서 저녁이 되면 파김치가 되죠.


그래서 몸이든 머리든 굴리지 않고 좀 쉬어줘야 하는데 이때 텔레비전만큼 누구가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없어요. 독서만 해도 몸은 편할지 몰라도 익숙해지기 전에는 머리가 부지런히 굴러가야 하거든요. 종일 머리 쓰고 골치 아프게 책을 왜 읽냐는 말이 나올 만하죠.


그런데 텔레비전은 그냥 앉거나 누워서 별생각 없이 보기만 하면 되잖아요. 굳이 고도의 정신 작용이 필요하지 않죠. 종일 구르느라 지친 몸과 뇌에 휴식을 주는 거예요.


텔레비전을 보면서 울고 웃다 욕하다 보면 답답했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면 몸에도 생기가 돕니다. 또 하루를 버틸 힘이 생기는 거죠.


요즘 아내는 육아로 지친 몸과 마음을 TVN 예능 <신서유기>로 달래고 있습니다. 설거지할 때는 개수대 앞에 아이패드를 세워 놓고 보고, 일과를 마치면 스탠드에 끼워서 침대에 누워서 봐요.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렇게라도 고단한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다면 좀 멍하게 보는 게 뭐 대수일까요. 그런다고 종일 멍하게 사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그렇게 멍하게 텔레비전을 보며 회복하는 시간이 없으면 종일 멍하게 살지도 몰라요.


텔레비전 본다고 바보 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아내가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 엄청 봤는데 무려 박사 학위 소지자거든요. 방금 물었더니 “박사 과정 땐 시간 없어서 드라마 1.5배속으로 봤다”라는군요.


텔레비전은 현대인의 안식처입니다.



기도

정액제로 지상파와 JTBC, TVN 다시 보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OTT가 생기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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