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심리노트

chapter. 3

by 글쓰는 몽상가 LEE


* [심심한 심리노트]는 겹겹이 쌓인 마음의 깊이를 심심(甚深)하게 들여다보고, 일상에서 심심(心心)하게 스치는 감정 또는 사색을 담는 에세이입니다. 주로 심리를 주제로 한 영화 혹은 책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어떠한 울림을 받았는지 기록하고자 합니다.


최대한 영화 혹은 책 등 작품에 대한 줄거리나 설명은 간략히 할 예정이지만 일부 내용이 스포가 될 수도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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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이전 에피소드에서 소개한 이명수 저자의 [내 마음이 지옥일 때]와 결이 비슷한 도서가 있다. DBT 창시자인 마샤 리네한 저서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이다.


출처: 비잉(Being)


이 책의 간단한 소개를 보면,



한 여성이 있다. 10대 시절,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몸을 자해했다. 심각한 자살 충동을 느끼며, 심지어 깨진 안경알과 담배꽁초로 자해하기도 했다. 병세는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에 입원한다. 그녀는 2년 동안 폐쇄병동 독방에 감금되어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아주 독한 정신과 약물을 매일같이 복용했으며, 충격요법 같은 강력한 심리치료 기법을 받았으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그녀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해 자해를 했고, 병동 안에 도구가 없으면 벽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그녀를 “이 병원에서 정서장애가 가장 심한 환자 중 하나”라며 기피대상으로 낙인찍었고, 치료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병동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이 지옥을 끝낼 방법은 죽음 밖에 없다며 약물을 사용해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한다.

출처: 네이버 도서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는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의 창시자 마샤 리네한이 자신의 고통과 극복 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전하는 심리 에세이이다.


*참고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란,

자살, 자해 등 경계선 성격장애 내담자를 돕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현재는 동기강화, 대처기술 증진, 강점강화 등의 목적으로 확대되어 적용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변증법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지행동적 전략과 마음 챙김 명상활동을 절충하여 구성되었으며, 합리적 마음과 정서적 마음의 균형을 이루어 현명한 마음을 형성하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


치료 구성 요소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네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 마음 챙김(Mindfulness):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판단 없이 관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로 한다.

- 고통 감내(Distress Tolerance): 삶에서 불편한 감정을 피하는 대신 받아들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 감정 조절(Emotion Regulation): 감정을 더욱 잘 이해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며 긍정적인 감정을 키우는 법을 배운다.

- 대인관계 효과성(Interpersonal Effectiveness):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연습한다.


https://brunch.co.kr/@glmonglee/252


저자의 10대 시절 심각한 우울과 자살 충동, 자해, 폐쇄병동 입원 등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경험을 솔직하게 서술했으며,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핵심 원리와 기술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고통을 견디는 방법, 자기 연민, 끈기, 사랑의 힘을 강조한다.


리네한은 모든 이에게 적용 가능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는다. 살 가치가 있는 인생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용기를 전하는 것이다.


이 에세이는 치열한 자기 고백과 실용적 조언이 어우러져,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평가가 많다. 이 도서는 정신병리학과 DBT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도서이며, 정신건강, 심리치료, 자기 계발 분야의 필독서로 추천되고 있다.

고통의 순간을 견디는 법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어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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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문장]



끈기는 내 삶을 관통하는 아주 큰 특징이다. (중략)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얼마나 많이 넘어지든 중요한 건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서 다시 해보는 것이다.



이게 바로 중. 꺽. 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자세와 통하는 문구가 아닐까?

나는 하고 싶은 일은 우선 결과와 상관없이 반년정도(...)는 해보는 적당한 끈기가 있는 거 같다. 그렇지만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서 해보는 끈기까지 가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가 짙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나 스스로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끈기와 용기가 있다면 나의 소중한 내담자에게도 끈기를 가지고 함께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중략) 원래 나는 뭐든 분석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이것의 의미는 뭘까?", "저것의 의미는 뭘까?" 나는 의미를 찾는 것이 매우 가톨릭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더는 의미를 찾지 않는다. 모든 것은 단지 존재할 뿐이다.


나 또한 철학에 심취해서 '존재'의 본질이라던지, 인생이란 무엇인지, 왜 삶은 고통스러운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그 고민은 이따금씩 튀어나온다. 분석하고 의미를 찾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인생이란 의미자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아닌가. 어쩌면 정답이 없는 문제에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재앙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심란할 때, 법륜스님의 말씀을 듣곤 한다. 인생은 왜 고통스러운지, 죽으면 그 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꽤나 많다. 그렇지만 스님도 '사람'인지라 그 정답을 명확히 알려주기는 어렵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님은 길가에 펴있는 들꽃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창한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공허함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리네한이 말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단지 존재할 뿐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를 가지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 존재에 "왜?"를 갖다 붙이는 순간 모든 것은 복잡해지고, 혼란해지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는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친절한 말은 짧고 수고스럽지도 않지만 그 울림은 진정 무한하다."



말 예쁘게 하는 것도 재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요즘은 서로를 배려하며 친절하게 말하는 것이 점점 인색해지는 듯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듯이, 별거 아닌 사사로운 말도 친절과 다정을 담아 표현하면 듣는 이의 하루는 기쁨으로 가득할 것이다. 그러한 울림을 널리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책이, 리네한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거창한 구원이나 완벽한 치유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고통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삶이 여전히 지옥처럼 느껴질 때에도 그 안에서 하루를 견디고, 다시 숨을 고르고, 누군가에게 조금 더 친절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의미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을 버텨내는 일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넘어지지 않는 삶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보려는 마음. 이유를 몰라도 존재해도 괜찮다는 허락. 그 작은 수용이 쌓여 어느 날은 나 자신을, 또 누군가의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