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트

불안

by 글쓰는 몽상가 LEE





# 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게 만든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하루는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은 정리돼 있었고 일정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음은 뭔지 모르게 계속 바빴다. 쉬고 있는데도 쉬지 않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이런 상태를 보통 이렇게 말한다.


'괜히 예민하다'
'생각이 많다'


불안을 하나의 감정이라기보다 개인의 성향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불안은 성격이 아니라 감정이다. 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대비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지금 당장 위험하지는 않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계속 떠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은 두려움과 다르다. 두려움이 현재의 위협이라면, 불안은 미래의 가능성에 가깝다. 불안한 사람은 대부분 겁이 많기보다는 책임감이 강한 편이 많다. 잘 해내고 싶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남겨지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불안의 바닥에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불안을 무시할 때 생긴다. 괜찮은 척 넘기고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드러난다. 사소한 일에 조급해지고 쉴 때 오히려 더 불안해진다. 그러다 보면 결국 자신을 탓하게 된다.


그래서 감정노트를 쓸 때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다.



지금 내가 걱정하는 것은 사실인가, 가능성인가

이 불안은 무엇을 대비하라고 말하고 있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해결인가, 안심인가

불안을 문장으로 옮기면 막연했던 감정이 조금은 구체적인 형태를 갖는다. 그 순간부터 불안은 통제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이 된다. 불안은 제거해야 할 감정이 아니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불안의 방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이유 없이 마음이 급했다면 그 불안을 판단하지 말고 적어보자.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대신 고민하느라 스스로를 얼마나 몰아붙이고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