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불만에 사로잡힌, 어떻게 다루어도 호전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을 상대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을 다루는 것은 골치 아프다. 마치 고슴도치를 손에 쥐는 기분이다. 잡아야만 하는데 가시투성이다. 장갑을 껴야 하나 아니면 발로 차야 하나. 대충 발로 툭툭 차 축구공 차듯 굴려가며 하수구로 빠트려버리고 싶은 심경. 어쨌든 치워버려야 하긴 하는데 그러느라 내 손 다쳐서는 곤란한다.
이런 상황을 처리해야 할 때는 다른 건의 일도 영 찜찜해진다. 혹여나 또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발생하여 지레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사람을 만나는 건 단지 그 건의 일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일 전반적으로 불쾌함을 만들어낸다. 참 위력적이다. 똥 묻은 놈이 냄새를 풍기고 다니듯 주변을 온톤 지저분하게 만든다. 똥이 자기 때문에 묻은 건지 뭔지 분간도 못하고 자기 처지를 아무나 붙잡고 한탄한다. 이봐여 그건 내 탓이 아니라 당신이 원래 할 일이잖아. 마음속에선 이미 상대방을 향한 솔직한 생각이 꽃피운다. 결국 나 자신마저도 더러운 똥 냄새에 휩싸이는 것이다.
쏜살같이 달려서 그가 내뿜는 똥냄새가 내 안으로 파고들기 전에 그를 헤치우고 싶다. 반격의 틈을 주지 않고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상대가 반응하여 치고 들어올 때는 세보 네보 물러서고 뒤돌아섰을 때는 뒤통수를 후려쳐야 한다. 정면 승부보다는 게릴라 전. 아웃복서가 인파이터를 중심으로 돌며 로우킥을 툭툭 쳐내듯, 한방에 쓰러트릴 생각보다는 스스로 싸움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날래야 한다. 움직임을 간파당해선 안되다. 변칙적인 리듬감과 예상하기 힘든 움직임이 필요하다. 필살기는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상대를 쓰러트릴 기회가 한 번은 찾아온다.
20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