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부침이 심했다고' 말하고 싶다.

by 글객

훗날 한마디 할 날을 기다린다. '부침이 심했다고' 허지웅 작가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를 보면 최후의 날 뱉어낼 단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고 견디며 살아가자 말한다. 어떤 상황을 구상하는 것이다. 그 한마디를 뱉을 수 있는 날이면 아마도 그 이전에 겪었던 많은 시련과 힘겨움들이 그제야 존재의 이유를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 나는 나의 어떤 날이 오면 부침이 심했다고 말하고 싶다. 무의미해 보이는 그 다양한 방황들이 거시적 우연이었을 뿐 미시적 필연의 요소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거시적 우연, 미시적 필연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와 닿는다.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감에 있어 영향을 주지 않는 요소가 없다. 요소와 요소 사이에 아주 직접적이고 눈에 보일만한 인과관계는 잘 안보일지라도 분명 삶에서 어떤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은 그 이전의 모든 요소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일즉다. 다즉일. 하나가 모든 것에 영향을 주고 모든 것이 하나에 영향을 주는 것과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어떤 종결점에 도달했을 때 그 이전의 모든 요소들은 그것을 종결점에 닿게 하는데 모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 순간적인 역행은 순행이 어디인지 깨닫기 위한 한 과정일 수 있다. 역행을 하다가도 다시 순행의 활로가 보이는 시간과 공간점을 어느 순간 만나게 될 것이다. 단지 그 지점을 찾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운명론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로 비칠 수 있지만 그렇게 참아내고 또 참아내는 것이 그런 흐름을 만날 수 있게 하는 판단이라 생각한다.


2016.10.19 수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끔은 이중인격자가 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