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에서 한 사람으로 역할한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카드를 하나씩 소진해가는 일인 것 같다. 사회인이 되기 전 수집해 둔 카드의 질과 카드의 양이 괜찮은 사회인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시간을 결정하는 듯 보인다. 이 카드를 얼만큼 적절히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인으로서의 자존이 지켜지고 그렇지 못하면 사회인으로서의 허무감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5의 카드를 이기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6을 내는 것이다. 1의 카드를 10의 카드로 이기는 것은 작은 싸움에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 것이다. 작은 싸움에 높은 카드를 써버리면 그것은 그 자체가 과함이 되버리고 큰 싸움이 왔을 때 꺼내들 카드가 없어짐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나 반걸음 앞서거나 반박자 빠르거나 반 뼘정도 더 애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조직이 3의 싸움 중일 때는 4나 5의 카드를 제시하는 게 좋고 조직이 7의 싸움을 할 땐 8이나 9의 카드를 꺼내드는 게 좋은 것 같다. 조직이 3의 싸움중인데 8이나 9의 카드를 꺼내들면 4나 5만큼 정도는 의미도 없이 허무하게 쓰여지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효율적으로 카드를 써간다고 할지라도 바닥이 드러나는 시점은 언젠가는 올 것이다. 더욱이 흔하게 얻을 수 있는 낮은카드를 쓸 때 보다 큰 카드를 하나씩 소진해갈 때가 사회인으로서의 위태로움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사회안에서 게임은 계속되고 큰 전투는 언제고 찾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에게 방학이 없다는 사실은 잔인한 현실인 듯하다. 카드를 다 소진하고 나면 게임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피어나지 않을까. 직장인에게도 체육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에 하나를 더 보태야겠다. 직장인에게는 방학도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