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과민 태이린

상상마당 시나리오 입문과정 21기_질병을 주제로 시놉시스 쓰기.

by 글객

태이린. 중상대학교 환경생태학과 2학년. 그녀는 남들보다 소리에 훨씬 민감하다.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고 큰 소리에는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깜짝 놀라는 그녀. 그녀가 소리에 민감한 이유는 과잉청각이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린은 여러 가지 소리를 통해 자신의 집중력을 쉽게 무너뜨려버리는 열람실의 여러 인류들, 이를 테면 온종일 뭔가를 부스럭거리며 먹어대는 먹방형, 레포트를 쓰는건지 미친 듯이 분노의 키보드 질을 해대는 프로게이머형과 시끄럽게 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는 잠만보형 등을 피해 하루에도 몇 번 씩 열람실 자리를 옮겨 다닌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맞이한 태이린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험 스케줄이 너무 몰려 버려서 목요일 오후에만 2개의 시험을 치르게 된 것 그것도 몇 시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말이다. 평소에도 작은 소리 때문에 집중력을 잃고 자리를 옮겨 다니느라 절대적인 공부 시간 확보에 다소 집착하는 이린은 한 시험이 끝나면 다음시험까지 2시간 밖에 남지 않는 상황을 맞이하게 됨에 따라 다소 우울한 상태로 시험기간을 맞이하게 된다.


대망의 목요일. 이린은 먼저 치른 시험이 끝나자마자 자신이 미리 맡아둔 열람실 자리로 달려가 전공서적과 노트필기를 보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훨씬 각성한 상태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려는 이린. 그러나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주변 좌석으로부터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기침과 재채기, 코를 먹는 소리 등 감기환자가 낼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소리를 내며 이린을 괴롭히는 한 남학생의 소리였다. 이린은 평소처럼 자신이 자리를 옮기려고 했지만 시험기간이라 잔여좌석이 0석인 상황에서 그러지 못하게 되고 이어 플러그를 끼며 참으려 했지만 도저히 견디지 못해 결국 남학생에게 쪽지를 남기게 된다. ‘ 제가 남들보다 좀 민감한 편이라 좀만 조용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이린을 청각공격으로 괴롭힌 그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같은 학교 기계공학과의 복학생 도현두였다. 그는 공부보다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탐사(?)하기 위해 열람실에 서식하는 작업형 인류로 남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스타일인데 그의 타깃은 주로 책상 위에 책만 펴놓으면 지식과 정보가 머릿속으로 전송되리라 생각하는 스마트폰형과 자리에 책과 가방만을 남기고 홀현히 떠나는 유령형. 그리고 시험이 끝나자마자 클럽으로 뛰쳐갈 것 같은 옷차림의 패션피플들, 일명 패피형들이다. 현두는 그녀들의 좌석 번호를 친구들에게 공유하며 만족감을 느낀다.


애초부터 만성 비염인 현두는 하필 이날 감기까지 겹친 신세였지만 별로 아랑곳 하지 않고 화장실에서 가져온 두루말이 휴지를 가져다 두고 연신 코를 풀어대고 또 코를 먹어댔다. 공부할 책 한권 가져오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 현두는 우연히 자기 옆을 지나가던 이린을 보고 관심을 보여야 겠다고 마음먹는다. 편의점에서 사온 1+1 커피음료에 메시지와 전화번호를 적어서 이린이 자리를 옮기기 위해 잠시 열람실 밖을 나간 사이 그녀의 자리에 커피를 두고 온 것. 그런데 우습게도 현두는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런 이린으로부터 조용히 해달라는 쪽지를 받게 된 것이다. 현두는 이린을 마음에 들어 하면서도 쪽지를 주고 간 여인을 속으로 욕하는 희한한 상황을 맞게 되고, 이린 역시 자신이 비호감이라고 생각한 현두가 음료를 두고 간 그 남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결국 이린은 현두의 시끄럽고도 다채로운 음성 공격으로 인해 2시간의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그날 두 번째 시험을 망치게 된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시험을 망친 착잡한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옆에서 호들갑을 떠는 친구의 권유에 못 이겨서인지 이린은 커피를 준 현두에게 연락을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감사의 말 정도로 끝내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유머러스한 현두의 모습에 조금씩 빠져든 이린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은 현두와 약속을 잡게 되고 마치 소개팅에 나가는 기분으로 마침내 현두를 만나러 나가게 된다.


약속 장소에 나간 이린은 자신이 현두의 얼굴을 모른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달아 현두에게 사진을 요구한다. 톡으로 받은 현두의 사진을 본 이린이 당황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자신에게 음료를 준 사람과 자신을 온갖 소리로 괴롭혔던 남자가 같은 인물이었던 것을 약속시간이 채 5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정리되기도 전에 이린의 눈앞에 나타난 현두. 이린은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니 일단 식사는 하자고 생각하며 현두와 식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둘은 처음에 각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린은 자신이 과잉청각이라는 질병 때문에 소리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이야기를 현두에게 하게 된다. 현두는 처음에는 그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아 이린의 말을 가볍게 여기다가 우연히 이린 옆을 지나던 식당 직원이 접시를 깨트릴 때 심하게 깜짝 놀라는 이린을 보며 이린의 심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둘은 문제에 봉착한다. 계속해서 식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간고사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이야기가 우연히 공부와 열람실에 관한 이야기로 흐르게 되는 상황에서 목요일 그날 자신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쪽지의 주인이 이린인지 알턱이 없었던 현두가 그렇게 쪽지를 남기는 사람들은 아마 ADHD일 것이라며 비난의 말을 당사자에게 하게 된 것. 이 말은 들은 이린은 현두에게 한 순간 빈 정이 상해버리고 마음을 굳게 닫아 현두에게 서둘러 헤어짐을 부추기게 된다. 현두는 잠시 후에 쪽지를 준 사람이 이린이란 것을 알게 된다.


현두에게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이린. 이린이 마음에 들지만 자기가 실수한 것을 깨달은 현두. 현두는 사과를 했지만 이린은 별로 귀담아 듣지를 않았다. 이미 마음이 닫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이린이 앞서가고 현두가 이린을 쫒아가는 길 위의 상황에서 둘은 조금은 로맨틱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길가에서 뻥튀기를 만드는 아저씨가 기계의 줄을 잡아당기는 그 찰나의 순간, 그것을 보지 못한 이린의 귀를 현두가 순간적인 판단으로 두 손을 이용해 막아준 것. 이린을 위험한 청각 쇼크(?)의 상황으로부터 극적으로 구해준 것이다. 이린은 자신이 이미 비호감으로 낙인 찍은 현두의 갑작스런 액션과 스킨십에 왠지 모르게 보호받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 때부터 현두를 향한 오묘한 감정을 갖게 된다.


이린은 처음에는 현두에게 거리감을 두지만 현두가 귀를 막아준 그 장면이 자꾸만 생각나게 된다.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가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순간을 몇 차례 더 맞이하면서 왜인지 모르게 현두에게 더 끌리게 된다. 그녀는 점점 더 그를 만나는 횟수가 늘어난다.


그러던 어느 날. 열람실에 있는 자신을 예고도 없이 찾아와 옆자리에 앉은 현두. 이린은 주변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주변 좌석의 사람들에게 대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현두를 보면서 마음의 무게 추가 넘어가게 그에게 넘어가게 되고, 이후로 둘은 항상 같은 열람실 바로 옆자리에서 꽁냥 꽁냥 대는 열람실 인류 커플형으로 거듭나게 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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