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마당 시나리오 입문과정 21기_기사제목을 모티브로 시놉시스 쓰기
“ 야 밥을 좀, 어? 물어보고 좀 시켜라 이 새끼야. 이거 니가 좋아가지고 지켰지 순대국. 어? 형사 생활을 5년을 넘게 했으면 눈치 좀 생겨라 눈치 좀. 아니면 물어보기라도 좀 하든가. ”
강력계 형사 석중일. 그는 거칠다. 오늘도 경찰서는 그의 우렁찬 목소리로 가득찬다. 화통을 집어삼킨 듯 한 목소리. 시원시원한 성격만큼 수사에도 열정적이고 꼼꼼하다. 하지만 꽤 정의롭다. 주변사람들을 거칠게 막 대하는 것 같지만 속정은 또 있어서 알게 모르게 챙긴다. 후배가 점심으로 자주 시키는 순대국밥 배달원이 오늘도 다대기를 안 가져왔다. 돌아가려는 배달원을 붙잡고 훈계를 시작한다. 그는 배달원을 순대국이라 부른다.
“ 야 순대국. 다대기 어디 갔어?”
“ 아, 죄송합니다. 깜빡 했네요.”
“ 너는 임마 여기 배달 온지가 몇 개월인데 어? 몇 번을 말해야 임마 재깍재깍 좀 알아서 좀 갖다 줄래? 그렇게 일해가지고 사장님한테 안 혼나냐? 식당을 확 바꿔 버릴라 증말.”
“ ... ”
“ 가봐 임마. ”
석중일의 근무지는 강서구. 그는 한 살인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근래에 들어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는 묻지마 살인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자신의 근무지인 강서구를 비롯해 수도권지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사건들의 수사기록을 파헤쳐가며 그 개연성을 찾아간다.
이진솔은 사회부 기자다. 곱상한 외모와 다르게 터프한 편이다. 기자 생활 3년차에 성격은 거칠어져만 간다. 그녀는 주로 기업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기사를 쓴다. 재계 사람들에게는 거의 블랙리스트다.
둘은 이 묻지마 살인 사건의 담당 형사, 그리고 한 인터넷 언론의 담당기자로서 인연을 맺게 된다. 둘은 처음엔 잘 맞지 않았다. 둘 모두 원체 한 성격 하는데다가 서로에 대한 오해 혹은 불신이 그 관계의 시작점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하는 일을 탐탁치 않아했다. 이진솔은 경찰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석중일은 과도하게 자극적이기만 기사작성으로 클릭수에만 목매는 기자들을 애초에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석중일은 알 수 없는 윗선의 힘, 수사를 무마 시키려는 듯한 압력에 의해 제대로 된 수사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상사로부터 의도적으로 다른 업무를 지시 받는 상황이었다. 이진솔은 낮에 실수로 두고 온 카메라를 가지러 새벽에 석중일이 근무하는 경찰서를 다시 찾았다가 퇴근도 안하고 사건에 대한 조사에 몰두하고 있는 석중일을 본 후 그에 대한 태도를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석중일은 이진솔이 단순히 조회수를 끌 수 있는 기사에만 목매는 뻔한 기자가 아니라 나름대로 진정성 있는 기자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진솔을 다른 기자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둘은 각자의 계기를 기점으로 서로를 인정하며 협력해나가기 시작한다. 이진솔은 경찰내부의 수사저지압력에 관해 고발하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 기자정신을 발휘해 경찰 내부적으로 수사를 덮으려는 움직임을 막아서려 노력한다.
사회부에서 일하던 이진솔은 사실 기업의 부당한 권고 퇴직에 대해 취재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조사도중 특별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 대기업이 몇 해 전 비용감축을 위해 직원을 감원시킬 의도로 일부러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을 기업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에게 부당하게 전가시키고 권고 퇴직을 시켰다는 사실까지 말이다. 이진솔은 그 부당한 퇴직자들을 취재하던 중 유독 한 사람만이 연락이 끊긴 사실을 알게 된다.
석중일도 조사를 계속해나간다. 수사 중에도 사건은 또 일어난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건들과 계속해서 일어나는 사건들. 석중일은 그 안에서 조금씩 공통점을 찾아나갔다. 사건의피해자들은 모두 독신에다 주말에 살해되어 즉각적인 발견이 어려웠다는 점. 그리고 모두 빌라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 등이 그것. 애초에 CCTV가 잘 설치되어 있고 경비원이 배치 되어있는 아파트에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통해 범인이 주도면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수사망을 좁힐 수가 없다. 범인은 철저하게 방범 CCTV가 없는 지역만을 노리며 범행을 저질러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석중일은 점점 지쳐갔다.
그러나 석중일은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증거를 찾기 위해 수사 범위를 넓혀 근례가 아닌 좀 더 과거에 일어난 살인 사건까지 파헤치던 와중 한 사건이 일어난 빌라집의 맞은편 집에 개인 방범 CCTV가 설치되어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CCTV를 통해 피해자의 집에 한 음식 배달원이 방문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낯이 익다. CCTV를 통해 보이는 옆모습. 그리고 결정적으로 왼손으로 현관문을 열었다는 것까지.
석중일은 조사로 밤을 세던 와중 특별한 점을 발견한 적이 있다. 피해자의 시신 사진을 보던 중 공통적으로 모두 동일하게 몸통 오른쪽에 찔린 자국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에 대해 과학수사팀과 이야기 하던 중 피해자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범인이 왼손잡이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고 있었다.
중일은 CCTV를 확인하자마자 차를 타고 미친 듯이 어떤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확신에 차있었다. 익숙한 옆모습과 왼손. 와중에 이진솔로부터 전화가 왔다. “석형사님. 그때 그 퇴직자...” 석중일은 이진실이 조사하던 연락이 닿지 않는 퇴직자에 대해서 전해 듣는다. 그리고 그가 사건들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들 까지도... 석중일은 이내 한 음식점에 도착했고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주인에게 다짜고짜 큰 목소리로 물었다.
“ 배,, 배달원 어딨습니까? ”
“ 현석이요? 지금 배달 나갔는데? ”
중일은 사장에게 알아낸 배달 주소로 향한다. 그리고 차를 주차하자마자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 주소의 집으로 들어간다. 집에 들어서자 바닥에는 칼에 찔린 시체가 엎어져있고 피가 흥건해있다. 그 앞에 한 사내가 서있다.
“ 순대국 너 이새끼... ”
범인은 경찰서에 식사를 배달하던 그 배달원, 중일이 순대국이라 부르던 김현석이라는 사내였다. 중일은 CCTV를 본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자주 자신의 옆에서 음식을 배달통에서 꺼내느라 보았던 옆모습과 왼손으로 음식을 꺼내던 모습. 심지어는 그에게 조금은 놀리는 듯 “너 왼손잡이냐?” 하고 말을 건네던 적도 있던 사실이 떠오른 것이다. 심지어는 이진솔과 함께 그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도 있다. 이진솔은 자신이 조사하던 그 남자의 사진을 보게 되었고 그 자가 중일과 함께 식사를 했던 그 식당의 배달원인 것 같다는 사실을 조금 전 전화로 중일에게 알렸던 것이다. 무엇인가 수상하다고.
김현석은 음식을 배달하러 경찰서를 드나들며 오히려 경찰 수사에 관해 정보를 역으로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수사망을 피해 다닐 수 있었다. 중일과 현석은 잠시 대치하다가 실갱이를 벌였고 그러다 중일은 현석이 휘두른 칼에 찔려 바닥에 쓰러지게 된다. “ 크헉...” 그리고 현석은 입을 열기 시작한다.
“ 석형사님. 범인이 왼손잡이인 건 잘 맞췄는데 중요한 건 사실 그게 아니야. 내가 왼손잡이였다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딜 찔렀느냐가 중요한 거지. 어? 어딜 찔렀느냐. 흐흐흐. 가르쳐 줄까? ”
김현석은 왼팔로 석중일의 오른쪽 몸통 아래 부분을 찌른다. 그것도 여러차례.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간다.
“ 이 맹장이 쓸모가 없는 것 같지? 사실 그렇지 않아. 다 쓸모가 있으니까 배때기에 붙어있는 거라고. 근데 사람들이 그걸 잘 몰라. 골치 아프면 그냥 떼어 버린다고”
김현석은 태연하게 자신의 범행 대해서 고백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부당하게 퇴직된 젊은 사내였다. 이진솔이 조사하던 그 회사에서 퇴직된 연락이 끊긴 유일한 한 명. 그는 짧게는 한 달에서 몇 개월 단위 씩 가게를 옮겨 다니며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김현석이 쫒겨난 대기업의 직원들, 그 중에서도 부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자리를 연명하던 사람들이거나 쫒겨날 때 자신을 외면한 협력업체 사람들이었다. 기업이 몇몇 무고한 직원들에게 고의로 일으킨 문제의 책임을 의도적으로 전가시키며 사직을 권고한 그 때. 그는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를 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 야 우리팀은 현석이다이. 쟤 보네. 어쩔 수 없다. ”
“ 팀장님 그래도... ”
“ 됐어 임마 그동안 먹여 살려 준걸 생각해야지. 맹장은 어 임마. 터지기 전까지만 달고 사는 거야. 알았어? 뭐 우짤낀데. 아프면 잘라내야지. 지가 회사 생활 잘 하던가. ”
김현석은 우연히 자신을 모욕하는 상사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보다 능력 없는 직원들이지만 정치싸움으로 자리를 연명해나갔다는 사실은 그에게 참을 수 없이 분노감을 느끼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김현석은 그렇게 부당하게 회사에서 퇴사 당했는데 억울한 마음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한 기사를 보게 되었고 그날 이후 그는 재정신이 아니게 되었다.
[ 맹장은 쓸모가 있었다…과학자들 '면역체계 기여도' 확인 ]
해당 기업은 부당하게 직원들을 해고한 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취재를 최대한 막아왔으며 자신들의 회사원들이 죽어나가자 원한 사건이 아닌가 의심이 들어 압력을 통해 경찰 조사 또한 막아왔던 것이다.
현석은 중일에게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 그러니까 그 새끼들이 틀렸다는 거지. 맹장을 찌르니까 다들 죽어버리더라니까? 맹장이 없으면 살수가 없다는 걸 내가 증명해낸 거란 말이야.”
“야이 호로 새끼야... 쿨럭, 그렇게 쑤셔 대는데 네 같으면 안 죽고 배겨? 회사에서 짤렸으면 임마, 어? 아흐... ”
“ 흐흐흐. 아직도 입은 살아있으시네 ”
형석은 중일에게 칼질을 더한다. 결국 중일은 죽는다. 이후 살인사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중일이 죽자 경찰은 더 이상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김형석은 여전히 태연하게 순대국을 경찰서에 배달한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