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마당 시나리오 입문과정 21기_자유주제로 시놉시스 쓰기
동화는 인디밴드의 메인기타리스트이자. 밴드의 리더이다. 음악에 대한 그의 마음은 꽤 순수하다. 그리고 열정적이고 철저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밴드의 보컬자리가 공석이다. 전 보컬이 그만 둔지 벌써 몇 개월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못 구하는 것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동화가 바라는 보컬의 수준이 꽤 높기 때문이다. 밴드원들은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 보컬들도 동화의 성에는 차지 못한다. 자체 오디션을 보고 또 보고, 보컬이 없는 기간 동안의 스케줄은 베이스 세훈이 대타 보컬로 노래했지만 밴드의 곡들 중 그가 소하할 수 있는 곡들만을 선별해서 하는 중이라 래퍼토리가 단조롭다. 밴드의 보컬은 원래 여자였다. 세훈은 남자다. 세훈이 부를 수 있도록 남자 키로 코드를 바꾸어 합주하니 맛도 덜하고 원래 곡의 느낌들이 영 살지를 않는다. 그런데도 동화는 찾아오는 어떤 보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밴드원들은 조금 지쳐간다. 드럼을 치는 숭용은 동화가 연습실을 비운 사이 게임을 하다가 걸려 동화와 갈등을 일으킨다. 사실 숭용은 금수저다. 동화는 그런 숭용의 약점(?)아닌 약점을 건드리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밴드는 지쳐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여전히 밴드원끼리 날카로운 반응으로 다투려고 하던 직전. 여자 보컬 한명이 연습실을 자기발로 찾아온다. 갑작스런 여자의 등장에 밴드원들은 벙찐다.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여자. 여자의 이름은 수진이다. 밴드원들은 지쳐가고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수진은 밴드가 오디션용으로 선곡해둔 몇 개의 노래 중 하나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낸다. 밴드원들은 순식간에 수진의 노래실력에 매료된다. 결정적으로 동화의 마음을 산다. 누구도 충족시키지 못할 것 같았던 동화의 성에 차는 보컬. 수진은 밴드의 보컬이 된다.
밴드의 목표는 단 한 가지. 엘범을 내는 것. 데뷔하는 것이다. 소속사에 들어가 투자를 받아 엘범을 내면 좋겠지만 그건 어쩌면 어불성설. 현재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들은 소극장과 라이브카페를 돌며 공연으로 번 수익으로 생계와 합주실 월세를 충당하고. 자체적으로라도 엘범을 제작하기위한 자금을 모은다. 그런데 그렇게 자금이 다 모아질 때쯤에 이전 보컬과 이별하게 되었던 것이다. 보컬자리가 공석이라 앨범과 관련한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수진은 그들에게 단비와 같았다. 동화는 이 보컬이라면 되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인이 박히는 합주를 거쳐 데모 앨범을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녹음한 데모를 들고 앨범을 제작해줄 제작자들을 찾아다닌다. 그는 인디 계에서 꽤 알려진 매니저 도훈을 찾아간다. 도훈은 소규모 레이블의 대표로 뮤지션들을 키우거나 투자를 해줄 수 있는 매니저는 아니지만 나름의 음악적 식견과 기준으로 인디밴드들의 음반을 프로듀싱하고 제작해주는 사람이었다. 숭용도 수진의 목소리를 마음에 들어 했다. 잘 될 것 같다는 희망찬 이야기도 했다. 동화는 희망을 가졌다.
밴드는 도훈과 계약하고 준비기간까지 다시 소극장을 공연을 다녔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도훈이 몇 몇의 인디밴드들의 앨범 제작비를 들고 도주한 것, 사기 당한 것이다. 도훈은 점점 적자가 쌓여가는 회사의 수익구조를 버티지 못하고 돈을 들고 날랐다. 사무실을 찾아가 봤지만 도훈은 이미 도피한 후. 밴드원들은 좌절한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연습 때는 환상적인 보컬실력을 보여주는 수진이 무대에서는 좀처럼 자기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화는 결국은 경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수진을 계속 밀어 붙이지만 수진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그렇게 관객들의 반응이 이전보다 시큰둥해지자 그들은 꽤 정기적으로 공연하던 라이브클럽에서 버림받는다. 최근에 급작스레 유명해진 다른 밴드가 이들의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이다.
모아둔 돈도 앞으로의 수익도 끊겨버린 상황. 그들은 클럽으로부터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통보 받은 그날 월세가 밀린 합주실 주인에게로부터 마저 쫓겨난다. 주인은 용역을 불러 합주실에 있던 악기와 살림살이들을 밖으로 치웠다.
그들은 각자의 악기와 앰프들을 몇 개 씩 나누어 가지고 일단은 헤어진다. 드럼의 주인인 숭용은 내키지 않지만 마지못해 부모의 차를 가져와 드럼을 회수해간다. 드럼은 사실 금수저인 숭용의 부모님이 사주신 것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모두 갈 곳이 있었지만 동화는 그렇지 못했다. 동화는 합주실이 거주지였기 때문이었다. 멤버들은 그런 동화의 사정을 알고 자신의 집에서 당분간 함께 지내자 권유하지만 동화는 리더라는 자존심과 무게감으로 대충 친구 집에서 있겠다고 둘러댄다. 그럴 곳이 없으면서도 말이다. 그는 야밤에 홍대의 거리로 향한다. 그리고 기타 케이스를 펼쳐두고 울면서 공연을 한다. 그동안 밴드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약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렇게 공연수익으로 얻은 몇 천원으로 그는 맥도날드에서 커피 하나를 시켜놓고 밤을 지새운다.
그렇게 며칠이나 지냈을까. 동화는 숭용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는다. 숭용의 연락으로 모인 밴드원들. 숭용은 갑자기 큰 자금을 들고 나타난다. 부모님에게서 받은 돈을 가지고 온 것이다. 숭용의 제안은 당분간만 이 돈을 지내보자는 이야기였다. 동화는 매몰차게 거부하고 숭용을 나무란다. 그것은 자존심의 문제였다. 하지만 숭용도 반발한다. 앙상한 자존심만 남은 동화를 비난한다.
“ 야 그 돈은 안 돼. 어머니 다시 갖다드려 ”
“형 나는 뭐 자존심도 없는 줄 알아? 아 그럼 어떻게, 당장 굶어죽게 생겼는데 ”
“ 그리고 이 돈이 뭐 구걸 한 건줄 알아? 빌린 거야.”
“ 이 돈 때문에 부모님이랑 각서까지 쓰고 나왔다고. 어? 각서까지.”
그는 자신도 그냥 받은 돈이 아니라, 단지 빌렸을 뿐이라고, 자식이 부모님에게 각서까지 쓰고 나왔다는 설득으로 함께 갚아나가자고 맞선다. 동화는 그제야 숭용의 의견을 수용한다.
그들은 다시 클럽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공연할 수 있는 클럽하나를 찾아낸다. 그렇게 공연을 하며 다시 자리를 잡아나간다. 그러던 와중에 꽤 유명한 레이블의 매니저태욱에게 눈이 띄게 된다. 그리고 계약제의를 받는다. 그러나 태욱은 동화에게 한 가지 조건을 따로 귀띔 해준다. 그것은 보컬은 교체를 하자는 이야기였다. 태욱은 밴드의 음악적 색깔과 리더의 작곡능력을 높이 샀지만 보컬이 성에 차지는 않았던 것이다. 수진은 이 사실을 알고 밴드를 나온다. 더 이상 밴드원들이 자신 때문에 피해보는 느낌을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이다.
밴드는 그렇게 다시 수진이 들어오기 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동화는 여전히 수진을 믿었다. 그리고 태욱의 제안을 끝끝내 거절한다. 그가 수진을 믿었던 이유는 연습실에서 보이는 수진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사실 수진의 전 보컬이었던 혜리가 사고로 죽었기 때문이었고 수진의 목소리가 혜리와 많이 닮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동화는 혜리의 목소리를 내는 수진과 함께 앨범을 내는 것이 죽은 혜리를 위한 자신의 마지막 할 일이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밴드원들도 그런 동화의 마음을 심정적으로는 동의하고 있었다. 밴드는 수진의 이탈에도 새로운 보컬을 모색할 노력을 하지 않았고, 분위기는 침몰해갔다.
세훈은 수진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보컬을 그만두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수진을 찾아간다. 일하는 모습이 영 서투른 수진. 세훈은 수진이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수진이 일하는 그 카페의 테라스에서 갑자기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노래를 하던 세훈은 수진에게 조언을 하기 시작한다.
“오빠 원래 이렇게 노래를 잘했어요?”
“동화 형은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우리 음악에는 맞지가 않는데, 나중에 잘되면 내 솔로 곡은 꼭 한곡 넣어준다더라. 그 양반이 겉으로 티를 안내서 그렇지. 그래도 속정이 또 있어요. ”
“수진아. 잘하려고 할수록 못해지는 법이야.”
“자꾸 어떤 기준을 생각하게 되거든.”
“근데 진짜 잘해지는 순간은.”
“기준을 넘어서는 순간이아니라.”
“그냥 너 자신이 되 버리는 순간이야.”
“네가 찾는 누군가의 모습이 되가는 싸움이 아닌”
“얼마나 더 밀도 있는 네가 되느냐의 문제지.”
“ 넌 언제 노래가 제일 잘되냐?”
“ 샤워할 때요. 샤워하면서 눈을 감고 노래할 때가 가장 자연스러워요.”
“ 그렇다면 공연장을 욕실이라고 생각해봐.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일 수 있어.”
세훈의 이야기를 들은 수진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낸다. 그리고 밴드로 다시 돌아온다. 돌아온 수진을 동화는 무덤덤하게 바라본다. 수진이 돌아오지 않으면 밴드를 그만두려 했지만 마치 그것을 들키지 않으려는 것처럼. 그리고 모인 밴드원들에게 마지막 제안을 한다.
“숭용이 어머니가 준 돈 얼마나 남았지? 이렇게 하자.”
“ 그 돈 동날 때까지 우리 앨범 못 내면 해체하자.”
“앨범 내면 좋은 거고, 못 내면 그 돈 1/n로 나눠서 각자 알아서 갚아나가는 걸로 어때?”
밴드원들은 동화의 말에 수긍한다. 그들은 정말로 뒤가 없는 사람처럼 연습하고 공연한다. 그리고 동화는 한 공연 전 생각에 잠긴 수진에게 마지막 조언을 건낸다.
"무언가 벽에 꽉 막힌 것처럼, 그리고 그 벽이 꽤 두껍게 느껴져 "
"만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우리를 가로막을 때가 있어."
"언제나 우리는 그 벽을 부술 순 없어."
"그건 우리 능력의 한계거든."
"그런데 웃긴 건 그렇다고 돌아갈 수 도 없다는 점이야."
"왜냐고? 돌아가기엔 늦었거든. 들어올 땐 벽이 있을 줄 몰랐고. "
"그래서 답은 뭔줄 알아?"
"계속 긁는거야."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5년이 됐건, 10년이 됐건. 15년이 됐건,"
"계속 긁는 거라고,"
"그럼 어디하나 구멍은 나겠지. 안 그래?"
"숟가락이 부서지든,"
"벽에 구멍이 뚫리든."
"둘 중에 하나는 되겠지."
수진은 그날 공연에서 알을 깨고 나온다. 세훈과 동화의 조언을 가슴에 품은 수진은 연습실에서의 보여줬던 모습의 100퍼센트 아니 200퍼센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동화는 혜리를 떠올린다. 그리고 수진에게서 혜리의 모습을 본다. 동화와 세훈과 숭용은 그런 수진의 모습에 더 격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관객들은 더 열광해간다.
그런데 그 순간. 우연히 공연장을 들렀던 태욱은 열광하고 있는 관객들을 본다. 그리고 밴드를 본다. 무엇보다. 변화된 수진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그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 END - 21기_질병을 주제로 시놉시스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