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아직 나를 쫓아오고 있는가

by 글객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5집 앨범의 보컬이었던 박완규가 팀을 떠나려고 하자 그런 말을 했다고 했었다. 몸이 망가져도 좋다, 목이 다쳐도 좋다, 마음이 다쳐도 좋다, 하지만


영혼만 다치지 마라. 그럼 노래 못 불러.


솔로로 전향한 박완규는 그 뒤 천년의사랑이라는 노래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그 히트곡을 수도 없이 부르면서 목소리도 잃고 음악도 잃었다고 했다. 그렇게 10여 년이 흘러 미성의 목소리가 걸걸한 아저씨의 목소리로 완전히 변해버렸을 때 즘 다시 김태원을 만난 박완규는 그와 함께 비밀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완전히 상처 입은 것처럼 들렸지만 김태원의 노래 안에서 다시 영혼이 살아나는 듯하게 느껴졌다.


영혼이란 무엇일까.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빠르게 달리다가는 한 번씩 멈춰서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자신의 영혼이 자신을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세상의 속도와 내 영혼이 흐르는 속도는 언제나 다른 것일까. 항상 누군가에게 나를 맞추고, 좋은 게 좋은 것이지 않냐는 미명 아래 자신의 생각을 거세시키고, 나에게 주어진 일을 모두에게 만족시키려 발버둥을 치다 보면 나라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되물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나라는 존재는 말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사색을 해보려 해도 머릿속이 뭉게구름처럼 선명하지 않음을 느끼게 되면 정말로 내 영혼이 어느 순간 나 자신을 놓쳐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아마 인간이 자존을 잃는 많은 순간들 중 하나는 나 자신의 자리가 누군가에 의해 쉽고도 완벽하게 대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고유한 나로 기능하고 있지 않으면 내가 그것을 기능해야 할 당위를 찾기 어렵다. 남과 구별되는 나를 잊어버리게 되면 나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기계 덩어리의 작은 부속품이 돼버리고 만다.


박완규는 돈을 벌기 위해 천년의사랑을 부르다 목소리도 잃고 음악도 잃었다. 스토브리그오정세는 소신으로 똘똘 뭉친 남궁민에게 모든 직장인이 영혼을 팔고 일하는데 당신은 왜 영혼을 팔지 않냐고 나무랐다. 나는 요즘 자주 정말이지 내 영혼을 잃은 듯한 기분을 많이 느낀다. 모든 것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인디언처럼 기다리면 영혼이 저 뒤에서 나를 쫓아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세상은 언제나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 흘러가고는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C%9D%B8%EB%8F%84-%EC%84%9C%EC%96%91%EC%9D%98-%EB%A7%90-%EC%9D%B8%EB%8F%84%EC%9D%98-55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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