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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 스윈튼의 성공론

by 글객

틸다 스윈튼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고 자신을 가릴 필요도 다른 사람으로 변장할 필요도 없는 상태. 이것은 본연의 나와, 즉 자연인의 나와 사회적 나 사이의 괴리를 없애는 것에 대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 함께 있던지 간에 본연의 나로 존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갈망할 것이 없을 것이다. 이루고자 하는 과정에 있어서 더 이상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것. 내 생각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 누군가로 인해 영혼이 위축되고 방어적으로 변하는 것. 나 자신을 억제하느라 원하는 것을 취하지 못하는 것. 이런 것들은 모두 성공의 반대편에 있을 것이다. 내 안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파도와 같은 본능을 흘러나오지 못하게 틀어막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불안정하다. 그 모든 수문을 열고 그대로 방류하여도 어떤 위협도 위기감도 느낄 수 없는 경지의 상태가 그녀가 말하는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살면서 분화되고 나뉜 여러 모습의 나를 통합하는 것이지 않을까. 상황에 적응하느라, 살아남느라, 체면을 챙기느라, 혹은 두려움에 숨기 위해서 각자의 조건에 맞춰 발달해버린 여러 가지의 자기 자아를 다시 하나로 통합하는 것. 마치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영혼과 같이 이것저것 뒤 섞이지 않고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성공의 삶이지 않을까. 그 모든 자기 자아를 하나로 통일함으로써 나와 나 사이에 전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 그래서 소모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충만해지는 것. 존재와 영혼이 무한해지는 것.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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