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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May 16. 2023

시간의 유한함. 그 절대적임에 대하여

김상욱 물리학 박사는 이 세상 가장 소중한 자원이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누구한테나 똑같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고로 김상욱 교수는 시간을 들여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닌 돈을 들여 시간을 확보하는 사람이 더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이 무한하다면 어쩌면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8,90년 대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 외부세계에서의 하루가 방안에서는 1년으로 증폭되는 독특한 공간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원할 때마다 시간의 양을 늘려가며 무엇인가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바디빌딩 대회를 나가는 운동선수는 여유 있게 몸을 만들고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풍부한 시간에 남들보다 압박감을 덜 받으며 공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그런 가상의 공간은 없다. 그래서 한정된 자원인 시간에 대해서 우리는 익숙해져야만 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에 생각하고 허락된 시점 안에 결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는 것. 그런 마음가짐들이 기본값으로 내 안에 설정되어 있어야 미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련이란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내 인식 속에 계속해서 남기는 것이다. 컴퓨터로 치면 파일이 망가져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지우지 않고 그냥 두어 용량만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시간이 무한히 주어진다고 해서 또 당연히 무엇인가를 잘 해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너와 나의 우리의 시간이 공평하게 무한해진다면 그것은 상대적으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결과이며 나의 시간만이 무한해진다고 해도 그 혼자만의 시간을 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라는 문제가 남는다. 그렇게 따지면 결국 시간이란 너와 나 우리가 함께 공존하기 때문에 어떠한 개념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우주 공간에 혼자서 떠있을 때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지 조차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의 유한함은 우주의 숙명이며 그 기본적인 운영체제에서 살아 숨 쉬는 우리는 그 절대적 속성을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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