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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Aug 06. 2023

반걸음 앞서는 리더쉽

성장해 나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은 섬세하고 단계적이어야 한다. 만약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는 어려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난 후 바로 미적분을 배우는 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그 사이의 커리큘럼들을 무엇하러 거쳐가겠는가. 성장이란 보디빌더가 몸을 만드는 것처럼 조금씩 조금씩 근육량을 늘려가며 몸의 사이즈를 키우는 것이다. 70kg의 무게를 들다가 어느 날 갑자기 100kg이 넘는 것을 들 수는 없다. 그건 도전이 아니라 욕심이다. 당장 가질 수 없는 것을 지금 가지려 하는 아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역량'이라는 것은 그 말 그대로 힘의 양이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는지. 그 힘은 어떤 종류의 힘인지. 다리의 힘으로 들어 올릴 수 있다는 말인지 허리의 힘으로 들어 올릴 수 있다는 말인지. 그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역량도 안 되는 일에 덤비다 스스로 다치고 만다. 그렇게 쌓인 공포감은 오랫동안 그 일에 다시 덤비지 못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단계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속도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누구도 어떤 것을 뛰어넘어 성취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리더의 역할은 그래서 이 간격을 섬세하게 설정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는 국민들보다 반걸음 앞서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리더는 조직원보다 반걸음씩 앞서야 하지 않을까. 빨리 나아가고 싶은 욕심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팔로워들을 다그치면 일시적으로는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나아감을 만들기는 어렵게 된다. 그건 또 다른 인물의 명언과도 일맥상통한 메시지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를 말한 야신 김성근 감독. 천천히 나아가야 계속해서 갈 수 있고 천천히 가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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