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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Aug 15. 2023

삶의 낮은 상태를 대하는 태도

이름을 잊은 한 야구선수는 100% 컨디션이란 시즌 첫 경기 밖에 없다고 했다. 광고인 박웅현 씨는 아픈 나를 삶의 디폴트로 두라고 했다. 그리고 배우 박신양 씨는 러시아 유학 시절 하나의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다고 했다. 자신의 선생님이 소개한 한 철학자의 시로부터 얻은 깨달음.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문장들은 삶의 태도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것은 삶의 낮은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디폴트'라는 단어를 사용한 박웅현 씨처럼 그 단어를 사용해 말해보자면 우리 삶의 아주 높은 상태를 디폴트값으로 설정하면 거의 모든 순간은 부족한 순간, 벗어나야 하는 순간, 부끄러운 순간, 잘못된 순간이 된다. 인생의 많은 순간이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스스로의 인생을 대부분 그른 것이라 여기는 것은 많은 설명이 필요 없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것도 아주 힘겹고 아주 어려운 순간을 기본값으로 두는 정도로 말이다.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여러 인생 중에서 100년이라는 삶의 시간 동안 결정과 실행을 더 많이 하는 인생이 더 좋은 인생이라고. 최적의 상태를 삶의 기본값으로 두면 나머지의 남루한 시간 동안에는 우리는 어떤 결정도 할 수가 없게 된다. 결정을 하지 못한 인생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인생이다. 인생이 만약 여정이라면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인생은 그 본질을 충족하지 않는 인생이 된다.


순간에 집중하고 눈앞의 현실을 온전히 대하는 것이 좋은 인생이라는 말도 있다. 삶의 최고치를 디폴트로 두어 다른 모든 순간을 벗어나야 하는 순간으로 규정하면 우리는 눈앞의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이 또한 무엇인가 같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수많은 격언들이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인생의 태도에 있어 어떤 본질과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낮은 상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래야만이 인생의 발걸음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


2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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