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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1. 2023

예측가능한 존재가 되어 주는 것

가까운 사이에 있어서 그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데 중요한 것은 예측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별 수 없이 안정을 추구한다. 그래서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습성을 가진다. 그런 면에서 가까워서 항상 곁에 있는 누군가가 어떤 큰 불확실성이라는 것은 우리의 정서에 큰 불안을 만든다. 위협이 되는 것 이전에 불확실성이라는 사실만으로 그것은 위협이 된다. 어떤 것을 준비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멋대로 굴 수가 없다. 관계를 소중히 생각한다면 말이다.


인간의 마음은 한정된 자원이라는 말이 또 등장한다. 무엇인가를 신경 쓰고 생가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소모되게 만든다. 하지만 어떤 패턴으로 존재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내일은 태양이 뜰지 안 뜰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그거싱 뜨지 않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태양이라는 존재에 우리 자신이 소모되지 않는다. 언제나 항상 어떤 루틴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우리는 태양과 같은 존재가 돼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를 소모시키는 존재가 되고야 만다.


그러니까 '규칙적인 생활',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과 같은 수사는 의도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타인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그 어떤 불확실성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이가 가까운 관계일수록 이러한 행동양식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언제 내릴지 모를 비를 집안에서 맞는 것과 집 밖에서 맞는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내 현실이 아닌 것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 현실이 불확실성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그것을 제거하고 싶어 진다. 가까운 사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현실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예측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서로가 서로를 감싸 안을 수 있다.


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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