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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1. 2023

좋은 대화

좋은 대화와 그렇지 못한 대화는 나뉘어 존재한다. 좋은 대화란 어떤 것이 결정되어 있지 않은 대화다. 상대방이 전하는 이야기도 정해져 있지 않고 내가 내뱉을 이야기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그것이 좋은 대화다. 그것을 통해서 서로가 새로워질 수 있는 것. 그런 대화가 좋은 대화다.


반대로 좋지 못한 대화란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대화다. 상대방이 하는 모든 것이 예상이 가능하고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그에 맞춰 한정되어 버리는 것. 그것이 좋지 않은 대화의 전형이다.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잘 쳐줘도 의사소통일 뿐이다. 심지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의사소통 일지도 모른다. 대화를 통해서 아무것도 얻는 게 없다면,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면, 단지 에너지를 소모할 뿐이면 그 대화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러한 문제라는 것이다.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내 마음에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날아와 자리를 잡을 그런 최소한의 여유가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마음을 비워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상대방의 이야기는 그저 튕겨져 나가게 되고 내가 새로워질 가능성도 사라지게 된다. 가득 찬 내 마음만 표현하다가 어느 순간 대화의 장이 종료된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태도라는 것도 이에 상응하는 말이다. 잘 듣기 위해서는 마음의 공간을 비워둬야 한다.


나를 새롭게 하는 것은 결국 나 밖에 있는 것들이다. 밖의 어떤 것들이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나는 더 이상 갱신되지 않는다. 70%의 내용을 알고 30%의 내용이 새로운 책이 나에게 좋은 책이다라는 말처럼 마음에 30%의 자리를 비워두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을 줄 알아야 그 30%와 70%가 서로 융화되면서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것이 아닐까. 언제 어디서나 30%의 마음의 공간을 비워두는 태도가 좋은 대화를 만드는 태도이고 또 그것이 나를 변화시키고 나아가게 만드는 태도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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