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미덕

질문을 받는다는 것은 내가 얼마큼이나 부족한 사람인지 그 부족은 어떤 부분인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내 안의 공란의 위치와 크기를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 몰랐던 무지를 인식하는 무지로 변화하게 만든다. 그것을 채우면 사람은 성장할 것이다. 그러니 질문을 받는다는 것은 나아질 준비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스스로를 질문에 노출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려운 질문 난감한 질문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나 자신의 현시점을 일깨워주는 질문을 받지 않으면 나아갈 곳이 어딘지도 알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질문이란 채찍질과도 같다. 아프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계속해서 알게 하는 자극. 그것이 질문이 가진 힘이 아닐까. 비수처럼 꽂히지만 그 너머에는 나아짐이 있다.

나를 나아지게 한다는 것은 결국 그런 아픔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줄도 알아야 함에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자극에 익숙해짐에 성장의 열쇠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 아픔이 성장을 만든다는 말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뜨거운 모래에 손가락을 찔러 넣는 소림무술의 철사장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일 것이다.

질문은 던지는 사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던지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을 받는 사람도 없다. 헌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목적도 어떤 무지를 채움에 있다. 그 질문이 질문받는 사람의 무지를 깨닫게 하고 그래서 그것을 채우는 것으로 이어지게 한다면 질문은 우리 모두를 성장하게 만드는 시도 일 것이다. 결국 의문을 가지지 않고,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사회란 멈춰서 있는 사회,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와 나 우리가 펼쳐져 있는 세상이 깨우침을 관성화하고 계속해서 나아지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것과 질문받는 것에 대해서 열려있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질문은 우리 모두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채찍질 같은 것이다. 그것이 중단되면 우리는 안락함을 맞이할 수 있으나 그것은 일시적이며 존재의 목적과도 배치될 것이다.

23.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