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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2. 2023

기분을 태도로 막는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흔한 말을 곱씹어 본다. 기분이 태도가 된다는 것은 결국 무슨 뜻일까. 상대방의 태도는 결국 그 사람이 뿜어내는 다양한 표현으로 나타난다.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떤 형식의 말을 하는지 또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태도는 그런 것들 안에 포함되어 그런 것들과 함께 전해지어 읽힌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분의 변화에 따라 태도가 함께 변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그 태도를 담는 다양한 표현에 급등락이 없어야 함을 뜻한다.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기분과 태도는 우리가 자연상태 그대로 존재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으로서, 문명인으로서, 지성인으로서 존재할 것인가와 관련된 것들이다. 날씨가 변하듯 기분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변하고 찾아온다. 그러한 변화를 일관된 태도라는 필터링 없이 있는 그대로 방출하는 것은 자연상태로 존재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그 주변인은 변덕이 심한 날씨에 땀을 흘리고 비를 맞고 추위에 떤다. 또 어떤 날씨의 변동이 일어날지 몰라 그것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긴장감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기분은 달라져도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자연상태의 내가 아닌 문명화되고 사회화된 나로서 존재하겠다는 마음이다. 좋은 의미에서의 표리부동 상태를 유지하는 것의 힘겨움을 견딜 줄 알고 정돈된 표현과 일관적인 행동에 그 기분의 변화를 덜어서 담아내거나 아니면 그것 자체로 그 변화를 마치 방파제처럼 막아내는 일이다. 그래서 자연상태 그대로였으면 해칠 수도 있었던 누군가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작은 변화 하나에도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날씨처럼 변화화는 기분을 그대로 방류하여 영향을 주고 나는 탈피할 것인가. 아니면 수문을 닫아 그 변화를 스스로 견딜 것인가. 그 둘 간의 문제다.


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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