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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2. 2023

말 한 덩이를 쉽게 내 던지지 않는 태도

말을 한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실시간 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선택을 하는 행위다. 물론 자주 하는 말, 자주 하는 표현에 있어서, 흔한 표현을 함에 있어서는 무엇인가를 그리 고민하고 말을 뱉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약 그 전형에서 탈피하고자 한다면 말이라는 것은 무수한 선택의 연속체가 된다. 어떤 단어를 채택하여 어떤 방식으로 내뱉을 것인지가 모두 결정해야 할 것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표현은 좋은 것이 될 수도 나쁜 것이 될 수도 있고, 충분한 것이 될 수도 부족한 것이 될 수도 있으며 적절한 것이 될 수도 부적절한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포함하는 의미로 우리가 더 양질의 표현, 양질의 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단어 하나를 곱씹으면서 말할 필요가 있다. 과연 이다음 내 입에서 나오는 단어는 내가 말하고자 한느 바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단어인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는 없는지 이미 뱉어진 말과의 관계를 형성할 때 시너지가 나는지 아니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귀결될지 등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물론 그것이 너무 과해서 자연스러운 말의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할 정도라면 곤란한 일이다. 다만 생각해서 말하는 편이 더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화에 있어서, 말함에 있어서 생각하기를 중단하면 그것은 말을 한다기보다 그저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말 하나를, 말 한 덩어리를 '쉽게' 내 던지지 않는 태도와 모습을 가치 있게 여긴다. 그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뱉어지는 말의 무게감과 말을 뱉어내는 행위의 책임감을 느끼는 내면에 가치를 부여한다. 결정을 많이 하는 인생이 좋은 인생이라면 하나하나를 결정하는 태도로 말을 하는 것이 더 좋은 대화일 것이다. 그것이 대화라는 시공간의 공란을 막아내는 것이라 믿는다.


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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