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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2. 2023

일이라는 개념을 파악해 간다는 것

하나의 일을 오래 한다는 것은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일에는 공통된 속성이 있다. 공통된 패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일을 오래 하게 되면 이 세상 곳곳에서 수행되고 있는 일 속에 담겨있는 본질적 속성마저 알게 된다. 그래서 세상의 작동원리를 알게 되기도 하고 그렇기에 세상이 시시해지기도 한다.


안 해본 일을 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또 그것을 넘어서 잘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두려운 세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을 미리 해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되려 하나의 일을 오랫동안 해보는 미덕이 필요한 듯 보인다. 하나의 일을 겉핥기로 끝내면 세상의 본질을 캐치할 수 없지만 하나를 파고들면 다른 일의 비밀도 유추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왜 세상에는 그런 공통적 속성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우리가 하는 일들이 물질이라는 기본 단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인간이 관련되어 있다는 특성 속에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우리가 물질에 귀속될 수밖에 없고 물질이 가지는 기본적인 속성과 패턴이 존재한다면 그 우리가 하는 다양한 일들마저도 어떤 공통적인 속성과 패턴 속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수행할 때 그 일 자체를 파악해 나가는 게 아니라 일이라는 개념의 속성을 파악해 가는 형태로 나아간다면 다른 일을 함에 있어서도 그 일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을 살며 결국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영위하는 수많은 활동 속에는 그것들끼리를 연결하는 공통적 속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의 열심은 내 나중의 삶을 이끌어가는데 밑천이 된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해야 하고 지금 여기 존재해야 한다.


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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