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 돌진하여 사건으로부터 빠져나온다.

by 글객

주말에 봉사팀 담당자로부터 문의 문자를 받았을 때 순도 높던 휴일의 시간이 혼탁해지는 듯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쓰던 짤짤이 물통에 들어있는 순수한 물에 붓에서 떨어진 물감 한 방울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한 방울의 질량이나 부피는 물통에 담긴 물에 비해 보잘것없는 정도지만 중요한 것은 그 보잘것없는 양의 물감이 곧 물 전체에 확산된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물은 처음의 순수를 잃으니까 말이다.


스트레스란 불확실성의 비중을 의미한다. 제어하지 못하는 것들에의 노출, 예상하지 않았던 사건들의 발생이다. 시간과 공간의 무엇들이 이미 예상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것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생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것 같다. 인터스텔라를 보고 느꼈던 대목이다. 쿠퍼 일행이 블랙홀에 너무 가까이 근접했을 때 그들이 블랙홀을 빠져나갔던 방법은 오히려 블랙홀로 돌진하여 그 중력을 구심력으로 사용하여 원운동함으로써 돌아나가는 방법이었다. 블랙홀의 반대방향으로 빠져나가기엔 이미 그 영향권에 너무 많이 들어온 상태였기 때문 우주선의 동력으로 블랙홀의 중력을 정반대로 거스르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해서 인듀어런스호는 블랙홀의 중심으로 그대로 돌진하여 강력한 중력을 이용해 그곳을 빠져나왔다.


어떤 사건이 나에게 영향을 주고 끌어당기려 할 때 대처하는 방법은 내가 그 사건에 얼마나 근접해있는가가 중요한 척도인 듯하다. 그것이 나에게 미미한 여향을 주고 있다면 무시하거나 회피할 수 있다. 하나 너무 많이 근접해있는 상태에서는 회피하려는 것이 역부족이어 오히려 점점 더 사건의 중심으로 끌려들어 갈 수 있다. 때문에 사건의 중심 방향으로 돌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해결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coub.com/view/5o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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