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 커피,카페
삶, 커피, 여행, 글씨, 책 그리고
사람, 사람, 사람
: 커피
내 삶에 있어 커피의 존재는 나를 안심하게 하고, 기대게 해주는 존재였다.
혼자 카페를 가는 것을 참으로 좋아한다.
그곳에서 책을 읽거나 할 일을 하거나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멍하게 창을 바라보거나,
그 시간들은 생산적이지 못한 시간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시간 동안 안정을 찾고 특정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의지를 갖곤 했다.
커피는 일탈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나에게 하는 나쁜 짓
커피가 나쁘다고?
아니다.
과하기 때문이다.
"그냥 마시는 걸 좋아해서 그래요,
커피의 향을 좋아해서 그래요"
라며 심할 때는 6샷을 넘게 마시면서도 스틱원두커피를 몇 봉지째 털어낸다.
그러고는
"너 그러다 죽어"
라는 말을 기어코 듣고 만다
중독이라며 핀잔을 주는 사람에게는
"중독이요?,그거 알아요? 커피를 많이 마시면 오히려 잠이 와요.
알아보니까 카페인에 중독되면 잠을 자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잠에 들게 된대요.
저는 되게 잘 자거든요
오래전 부터 이미 중독인가 봐요 흐흐"
어디선가 인터넷에 본 기억으로 하는 말을 낄낄거리며 하곤 한다.
기분이 좋아진다.
나쁜 짓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완벽한 일탈이다.
풀려간다.
마음이
나에게 위안을 주려고 마시게 되는 순간의 커피 한 잔과
그럼에도 채워지지 못 해서 마시게 되는,
걱정과 차오르는 원망과 불만으로 인해 마시고 마는 커피 한 잔
멍하게 바라보는 창밖의 모습과 커피의 향, 그리고 혼자라는 사실
나를 괴롭게 하는 그 무엇도 없는 공간과
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르게 해주는 커피 한 잔
그 덕분에 무너지지 않고
앞을 내다보려고 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난다.
앞으로는 마시는 커피의 잔 수가 점점 줄어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