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글루미악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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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에게 산이었다.
높고도 높은 산이었다.
오를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산이었다.
산의 입구부터 거칠게 나를 쳐내는 바람에
더욱더 무서운 산이었다.

무서운 마음과 그로 인한 두려움을 꾹꾹 참고 오르려 했다.
오르려고 하면 왠지 모르게 가능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더 심한 거부로 인해 저 멀리 튕겨지고 말았다
두려웠다. 두려웠으나 내가 오르려 하지 않아도
많은 아픔과 고통을 안겨주며 헛것을 보게 하는 일들 덕분에
나는 그 산에 다시 한 번 오르려 한다.

꾹꾹 참고 수없이 멈춰보기도 하고, 싸워보기도 하다 보면
언젠가 오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본다.

비로소 그날이 와 내가 온전히 두 발로 서서 그를 바라보고,
더 이상의 원망도 하지 않을 만큼 삼켜낼 수 있기를.

당신이 나에게 세상을 주었고,
그 세상에서 나는 버거웠고 지쳐갔지만

그동안의 내 눈물은 내 아픔은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을 것이다.

그것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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