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문득
글을 쓰며 어떤 감정을 해소하는 일은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학창시절까지 이어온 집안의 좋지 못한 경험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꾹꾹 눌러 참았던 그때 당시, 나는 폴더폰을 가지고 있었다.
초, 중학교 때부터였다.
내가 겪는 일들이 모두가 겪는 일인지 , 아니면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내 상황과 분리되어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때도 나는 쉬는 시간엔 도서실에서 허영만 작가님의 만화를 읽거나, 책을 읽곤 했었다.
동경하게 된 책의 세상을 벗어나 좋지 못한 글 솜씨일지라도
내 상황을 어딘가에 올리면 스스로가 이해하며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때 올렸던 곳이 바로 "무료 게임타운"이라는 곳이었다.
익명으로 글을 적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그때그때 글을 올렸었다.
당장 벌어지는 일들에 펑펑 눈물을 쏟으면서도 상황을 적고, 그때의 감정을 쏟아부었다.
상황이 극에 치달았을 때에도 적던 그 글에 남겨주었던
얼굴 모를 사람들의 답글들이 내 상황을 인지하고, 내 잘못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치유받아왔던 것 같다.
그 어린아이가 자라나 지금이 되었고, 지금도 무르지만 단단한 한 인간으로 존재한다.
이젠 어느 정도 상황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되자 내 가정환경은 달라졌다.
이젠 그렇게 아프지 않다.
제일 무서운 것이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일에 대해서든, 상처에 대해서든 말이다.
단순하게 반복하며 모든 것에 익숙해져 노력을 하지 않는 일을 경계해야 하고,
계속 아프다고 해서 그 아픔에 익숙해져서 극복하지 않으려 하는 스스로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툭툭 글로 던진다.
인지할 수 있도록, 혹시나 내가 위태하다면
누군가가 알려줄 수 있도록.
애정 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보러 오는 것을 아니까,
그것이 그저 감사하다.
나를 떠올릴 때 '피곤해, 매일 힘들다고만 하잖아'라고 하는 게 무서워서 끙끙 참는다.
그래도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는다.
멀어질까 두려운 마음에 미리 내려간다.
그런 나를 보고 '미안해 말고 고마워해'라는 사람들이 있다.
내 생각만큼 당신들은 힘들지 않다고 한다.
내가 조금 내려놓고, 그대들을 의지할 수 있도록.
그러나 아프지 않게 최소한만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도록.
감정을 적어갈 것이다. 늘 해왔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