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20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잠깐 잠을 설쳤다.
인위적으로 들이마시고 내쉰다.
카페인 때문이라 생각하는 게 차라리 편하니 ,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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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커다란 돌멩이를 얹어둔 것 같다.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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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여기저기 메모해두고 있다.
메모하는 습관은 잘 잊어먹는 나를 위해 적어가다 보니
생겨난 습관이다.
이젠 쓰지 않으면 불안하다.
강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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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모두 변하기 어려워지는 걸까 ,
아니면 사람이 변하기 어려운 걸까.
끊을 수 있는 단단한 이들을 보면 부럽다.
그래도 잘하고 있다.
이런 날들에 '받은 게 있으니까 , '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싶어서
아등바등 혼자 힘으로 나와 살았다.
독해서 찌르면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될 수 없다. 되지 못한다.
그래 , 나 역시 변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도리는 하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그냥 내가 삼켰다.
그래서 숨쉬기가 어려웠나 , 너무 가득 차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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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공기를 좀 쐬었다.
오늘은 조금 나가고 싶었다 , 하늘도 보고 싶고 나무도 보고 싶었다.
세상을 보이콧하고 있는 이 와중에
그래도 누군가에게 잠깐 스쳐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직 나는 소멸되지 않았어요 같은 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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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욕심을 부려볼까 , 생각했었다.
그러다 금방 접었다.
욕심들을 소비하기엔 흐물흐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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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이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아픈 사람도 , 병원도 , 장례식장도 이제 그만 가고 싶다.
아 , 내가 할 말은 아닌가.
나나 건강하자.
미혜야 , 매일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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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제주를 갔을 때
언니에게 " 매일 밤 울어요 , 이유도 없이 "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잠깐 안 울다가 , 이내 울곤 하는데
마땅한 이유가 있는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봐도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무른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내 두 발로 굳건히 일어서야 한다.
흐린 눈 앞이 아니라 , 맑은 눈 앞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
거창하지 않아도 소박하게 필요한 존재로 버티고 있어야 한다.
세상이 나를 찾지 않아도 ,
나는 묵묵히 어떤 한 곳에서 나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오늘 밤도 두 눈을 야무지게 닦아냈다.
내일도 아주 야무지게 닦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