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내게 좋아하는 것만큼 잘할 수 없다는 걸 알려준 첫 대상이다.
어쩌다 푹 빠지게 되서는 ,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두어번 하고 우연히 닿게된 선생님께 배우려고 서울을 왔다갔다했다. 배우게 되기까지를 결정하는 데는 두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카페 일을 하면서 커피를 잘 모른다는 것은 손님들께 죄송했기때문이고 , ( 여기서 성격이 나온다.허허)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갔던 정신병원 의사선생님이 되려 날 더 아프게해서 가지않고 있었는데, 그 사이 우울이 온 몸을 파고들어 스스로가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자각했을 때였다. 한참 찾으려고해도 알 수 없던 정보를 알게되었던 그날 밤 , 망설임없이 연락을 드렸고 수업을 듣게 되었다. 바닥이었기에 용기있었던 그 때.
차마 다 듣지는 못했다. 거리도 거리였고 금전도 금전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향미를 조금이라도 가려내지못했다. 오랜 만성 비염때문인가 , 아니면 원래 이 쪽으로 감각이 없는 것인가 . 커피라는게 같은 원두로도 내리는 사람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서일까. 어쨌든 나는 커피를 하는 사람이 되기엔 자질이 부족했고 잘 마시러다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정했다.
드립퍼마다 최상의 커피맛을 끌어내는 추출법이 있음에도 근육통을 핑계삼아 오늘도 하염없이 막드립을 내려 마셨다.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