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8
사는 일이 종종 구역질 난다. 겨우 일어서려 했더니 다시 무너지게 만든다. 운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울어야만 해소되는 것이 있다. 많은 일들을 이른 나이에 하나씩 계속 겪어버리고 나면 , 후에 나는 좀 더 자유롭고 폭넓게 살 수 있게 되는 걸까.
매일매일 도망치고 싶었다. 좋은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반복되는 일들에 과민 반응할지 모르는 내가 없는 안전한 곳에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있길.
역시 , 오랜 시간 혼자였어야 하는 걸까.
" 너에게만 왜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 거야 "라고 말하며 안 쓰러이 보는 눈빛을 감당할 수 없었다.
나조차 이유를 모르겠어서.
우울에 취하는 거 같다. 숨이 막힌다. 나 이제 내 삶의 빛을 조금 보았는데, 조금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겁이 난다.
많은 것들을 더 빨리 정리해나가기로 했다.
그래서 며칠 동안 많은 손을 놓았다. 폐 끼치는 건 무서우니까.
이미 나조차도 질려버린 내 이야기들을 오래 봐온 이들이 , 다들 질려버릴까 봐 무서워서.
전화번호에 그 이름만 뜨지 않을 때의 나에게는 내가 가진 우울 뿐이었는데.
날도 뜨거운데 다 녹아내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