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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루미악토버 Jul 19. 2022

어느 날의 기록

220716

눈을 감았다가 떴다.

생생한 꿈이었다. 

세상을 떠난 이가 마치 살아있을 때처럼 숨 쉬고 움직였다.


 그동안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숨 막힘이
 순식간에 나를 휘감았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고,

'모든 건 끝이 났고 나는 안전해'라는 말을 머릿속으로 반복했다.


안전한가.

과연 안전한가?


늘 마음 졸이고 두려워해야 했던 20년이 넘는 세월이 만들어낸 '나'는 

과연 내적으로도 안전한가.

의심이 디폴트 값이 된 삶이 과연 내게 이로울까.

잡생각만 늘어난다.


일어나 세수를 하고 책상에 앉았다.


단순하게 읽을만한 책들을 꺼내 들고 머리에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서랍에 있는 캡슐을 꺼내 샷을 세 개 내리고는

커피를 목구멍에 벌컥벌컥 밀어 넣었다.


달갑지 않은 주말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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