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 동생과 나눈 대화
그 날은 나의 남동생이 오늘 " 누나 집에서 잘 거야! "라고 선언하고 놀러 온 날이었다.
평소 동생이 놀러 왔던 날처럼 저녁을 먹고 난 후 커피를 내려마시면서 멍하게 데스크톱에서 흘러나오는 예능을 보고 있었다. 한참을 보면서 깔깔거리고 웃다가 결혼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왔다.
" 나는 네가 결혼할 때 누가 와도 진짜 잘해줄 거야 , 니는 어차피 허락받을 곳이 누나밖에 없으니까 누나한테만 딱 허락 맡고 결혼하는 거야 , 알겠지? "
" 난 내 동생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 내 미래 올케는 시집살이시킬 시어머니 안 계셔서 좋겠네 "
"누나는 왠지 내가 결혼할 사람이랑 내 욕하고 있을 거 같아 , 둘이서 킥킥 거리면서 "
" 흐흐 , 맞아. 나는 네가 사랑받으며 살아온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좋겠고 , 사랑 못 받은 만큼 그 사람한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줄도 아니까 네가 그렇게 행복했으면 좋겠어 "
" 또륵 "이라고 말하는 동생 때문에 잠깐 동안을 웃다 보니 어느새 이 주제의 대화를 나누기 전으로 돌아간다. 부쩍 표현이 잦아져서인지 이런 내 말에 대처하는 모습이 능청스러워졌다.
살아가다 보니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남는 후회가 많았다. 그래서 어느 날 이후부터는 틈틈이 내 생각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전한다. 표현하지 않고 관계들을 지속하다가 상대와의 연결고리가 끊기게 될까봐 두렵다. 관계가 끊기는 일에 대해 두려운 것도 있지만 내 진심을 전하지 못함에서 오는 후회만큼은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아서다. 사람의 삶이란 게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만큼 누군가의 끝에 남아있는 내 잔상이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 욕심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