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모래섬

나의 작은 모래섬

by 박지선

한 움큼 온 힘을 다해 모래를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단 하나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듯 간절히 꾹 눌러낸 그 모래를

조심스럽게 펼쳐보면-


한가득이던 모래는 애쓴 마음이 무색하게 스르륵 흘러내렸다.


손바닥 위엔 작은 모래섬이 하나 남았다.

그 위에 무엇을 세울 수 있을까.


깃발 하나 꽂기도 아스라워 한 손으로 그 섬을 받쳐 들고

놓치지 않으려 온 신경을 기울여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전부를 들고 가는 걸음은 몇 배나 무거웠다.


팔이 저리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그 눈물까지 받쳐 들 힘이 더는 남지 않았을 때-


똑.


섬 위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큰일이 났구나.

겨우 지켜낸 모래섬 위로 눈물 자국이 생기며 형태가 무너졌다.


나는 앞으로 또 얼마나 잃게 될까.

어린 마음은 애가 녹아 눈물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불안은 섬 위로 고스란히 쏟아졌고,

어찌해볼 도리 없이 흐르는 눈물 속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

스스로를 탓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애써 작은 섬을 안고 있던 두 손은

이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얼굴 위엔 쏟아낸 눈물이 물감처럼 번져 있었고

호흡은 거칠었다.


겨우 쭈그려 앉아 바닥에 흩뿌려진 모래를 바라보았다.

별처럼 흩어진 모래알 사이-

작은 운석처럼 보이는 무언가.


조심히 들어올리자

눈물과 모래가 더 크게, 더 단단하게 굳어

더 이상 받쳐 들지 않아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모래섬은, 작은 바위섬이 되어 있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그건 안도와 감사가, 후회와 두려움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아픔. 슬픔. 외로움. 무력함. 미안함.

그 모든 것이 작은 바위가 되어 더는 흩어지지 않게 되었을 때

그것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조용히 주머니에 넣었다.


지켜야 할 것이 생긴다는 건

언제나 더 많은 눈물을 요구했다.


작은 아이의 마음에선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두려움이

서서히 부서져 나왔고,


그 조각들이 눈물로 흘러내려

섬을 잠기게 하려는 순간―


호수는 새벽잠에서 깨어났다.










안녕하세요:)


언제나 하나와 호수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한 주 쉬어가게 되었습니다.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하나와 호수의 성장도 계속해서 지켜봐 주세요!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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