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지 못한 밤
“강호수. 너는 진짜 비겁해.
나 이사가. 다시 못 돌아올지도 몰라. 그래도 너 괜찮아?”
호수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몰려드는 이 감정이 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너랑 같이 있으면 이 지루한 동네를 걷는 것도 괜찮아.
더 이상 뛸 필요 없어졌어. 저 바다도 이제 나 혼자 들어가는 건 재미없는데.
근데, 근데 너는, 내가 없어도 괜찮아?”
언젠가 몰려오는 혼란의 순간을
호수에게 말해야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시장에 가서,
보이지 않는 모습에 덜컥 겁먹어
부랴부랴 동그란 뒷모습만으로
호수를 찾아냈던 순간.
아니면,
우리가 같이 걸으며
온갖 사물에 유치한 이름을 붙이고
둘만의 걸음을 세던 순간.
어쩌면
우리가 처음 마주했던 그때부터일지도 모른다.
남색의 깊은 파도와
등 뒤를 감싸던 초록을
서로 알아보던 그 순간부터.
단숨에 몰려오는 파도는
사실 저 먼 곳에서부터 밀려와
모래사장 언저리에서야
확 몰아친다.
호수의 등 뒤에서 몰려오던
첫 파도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이제 와 생각하면
수없이 몸을 던졌던 바다에
몰려오는 새까만 파도가 무서웠다.
쏟아낸 감정은 오히려
숨겨두었던 복잡한 마음을 끄집어냈다.
하나는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그 파도는
하나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삼켜버릴 파도였다.
안녕하세요:)
박지선입니다.
어느새 25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늘 부족한 글을 애정을 담아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괜찮으시다면 25화를 한 주 쉬어가려고 합니다.
어쩐지 하나와 호수, 이 아이들의 마음을 더 살펴보고 이야기를 이어가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고민을 끝까지 물고 가다보니 늦었습니다.
많이 부족하여 늦게 공지를 올리게 된 점 죄송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성껏 가꿔 오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