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비련씨 Aug 03. 2023

ABBA 아바 공연

런던에서..23.5.15

공연을 보다가 울다니....

유니공은 놀공 뉴욕 지부장이었다. 3년 전 런던으로 이주했고, 독일 출장 간 김에 아주 잠깐의 일정으로 런던에 들렀다. 유니공이 추천한 두 개의 공연 중 하나가 ABBA 공연이었다. 난 음치에 박치다. 콘서트 그것도 첨단 기술로 복원한 ABBA라니... 기대도 안 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유니공은 "공연의 미래이다. 놀공은 꼭 봐야 할 공연이다." 라며 강력 추천을 했다.


ABBA공연을 위해 아레나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세상에나...


공연은 댄스 플로어에서 봐야 한다고 해서 뻘쭘하게 들어섰다. 엄청난 사운드와 번쩍 번쩍이는 테크닉으로 70년대 ABBA가 나타났다. 놀라웠다.

Chat GPT와 AI에 모두 열광한다. 그리고, 모두들 염려하고 있다. ABBA의 공연을 보면서 놀라움과 걱정도 더하며 공연을 관람했다. ABBA의 그녀들은 70년대 화장을 했지만, 허리춤 아래 올라 붙어있는 엉덩이와 똥배 하나 없는 날씬한 배 그리고, 노브라로 입은 원피스의 핏이 살아있는 바비인형을 연상시켰다. 영상과 음악 모두 화려했다. 앞으로 가수들은 영원히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을 미래를 보고 있었다.


라이브 공연을 하는 세션도 엄청났고, 코러스 가수라고 하기엔 너무나 멋진 가수들이 등장했다. 진짜 공연과 ABBA의 아바타들이 콜라보 한 공연이었다. 공연 뒤로 갈수록 음악에 문외한인 나도 아는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You are the dancing queen'이 나왔다. 관객석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일어났고, 내가 있던 댄싱 플로어에 있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광란의 댄스와 합창이 시작됐다. 여기부터 울었다.


내 앞줄에 서있던 여성들은 극성팬이지 싶게 모든 노래를 댄스와 함께 따라 부르며 춤을 추었었는데, dancing queen 음악이 나오자 앞, 뒤, 옆 친구들에게 적극적 안무를 하며 춤을 추었다. 그러다 나도 발견 못했던 바로 내 옆 할머니에게 춤을 권하며 그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할머니는 코스튬으로 미스코리아 완장을 핑크색으로 곱게 차고 오셨던 거다.

왠지 모르겠는데 나는 이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참을 수 없이 울어버렸다.

기술이 복원한 것은 ABBA뿐 아니었다. 그 음악과 함께 각자의 추억을 되살려 주었던 것이다. 공연장에 온 사람들의 연령은 다양했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분들이 꽤 있었다.

그렇게 울어버리고 나니 뻘쭘하고 엉거주춤하던 내 춤사위도 따라서 덩실덩실 둠칫둠칫 보다 적극적으로 음악에 빠져들었다.


공연장 입구에 BAR가 있는데, 미리 한 잔 마시고 들어갈껄...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공연 후에 우리는 술을 한 잔씩 했다. 흥이 가라앉지 않은 사람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집에 가기를 잊고 마저 춤을 추며 즐기고 있었다.

앗!!! 저 멀리 내 앞줄에 춤추던 언니들 발견... 나의 감동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감동했다고.... 여튼 흥겨운 언니들과 사진도 남기고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가라앉지 않은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ABBA 공연이 서울에 온다면, 꼭 다시 갈 것이다. 오늘부터 내 플레이 리스트에 전 곡을 담아볼 것이다.

#울었어 #펑펑울었어 #가슴뭉클한게멈추질않았어

작가의 이전글 경매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