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자녀의 부모를 위한 육아서
어느 날 남편은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후 말했다.
- 엄마가 애한테 화 많이 내지 말래. 내가 화를 많이 내던가..
시어머니뿐 아니라 친정 부모님도 가끔 내가 아이를 나무라는 모습을 보일라치면, 아이들 많이 혼내면 기죽는다고 한 마디씩 하신다.
나도 혼나면서 자랐다고 응수하면, 그땐 몰라서 그랬다는 말과 함께 우리들 어릴 때 혼낸 것이 시간이 지나 보니 후회로 남는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한다.
화내지 않는 부모.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부모.
관련된 도서, TV프로그램들도 많고 각종 육아팁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아이에게 상처 주지 않고 사랑스러운 말들만 들려주고 싶은 건 그 누구보다 부모가 가장 원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 살아가며 익혀야 할 지혜와 규범을 알려줄 책임 또한 그 누구보다 부모가 가장 크다.
어떤 날은 사탕을 좀 많이 먹을 수도 있고,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며 장난감 정리를 하기 싫은 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를 어쩌다 한 번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매일의 올바른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때로는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다 지쳐,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매섭게 인상을 쓰기도 한다.
또 어떤 날에는 이상하리만큼 평소보다 더 쉽게 버럭 화를 내기도 하며, 화를 통제하지 못했던 나를 책망하기도 한다. 그런 날에는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내일은 더 잘해줘야지, 하며 마음먹기도 한다.
어느 날 부쩍 커있는 아이를 보며 나 또한 후회되는 날들이 많다. 내 아이가 금세 자라나는 것처럼, 나 또한 그랬을 것이다. 바쁘게 살다 지나쳐버린 자식의 어린 시절이 그립고 마냥 사랑해주지 못한 것 같아 후회스러운 마음이 드는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마냥 사랑스러운 손주들이기에 우리들에게 걱정과 당부의 한소리를 보태신다.
그런데요 어머님.
저도 많이 혼나면 기가 죽거든요.
우리 아이만큼이나 나도 토닥이는 격려의 말만 듣고 싶다.
잘하고 있다고.
그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부모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