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나는 3월부터 6개월간 육아휴직을 하기로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 때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작년 1학년 생활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학원으로 어찌어찌 보냈다. 이번 6개월은 내 인생에서의 마지막 휴직이 아닐까 싶다. 더욱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해이다.
개학 전부터 방과 후 프로그램과 학원 차량시간을 짜느라 머리 아프지 않아도 되었다. 하교 후에는 집에 와서 무거운 가방도 내려두고, 간식도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학원을 보낸다 생각하니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아파트에서 학교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작년에는 아침 출근길에 학교에 곧장 데려다주고, 하교할 때는 학원 차량을 이용했는데, 아이는 늘 셔틀버스를 타고 싶어 했다. 첫 주에는 학기 초 준비물들이 많아 짐이 무거우니 데려다주겠다는 나의 말을 거절하고, 아이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했다. 아침 셔틀버스 시간에 맞춰서 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길, 아이는 말했다.
"그런데 엄마는 왜 따라 나와?"
순간 서운함이 몰려왔다.
"버스 잘 타고 가나 싶어서 보려고 그랬지. 엄마가 아들 마중 나가는 건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왜 나오냐니. 으이구."
면박을 주며 버스 승강장으로 향했고, 이미 많은 아이들이 줄을 서있었다. 둘러보며 아는 얼굴을 찾느라 바쁜지 아이는 인사하는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나는 돌아서서 집으로 향했다.
내가 생각했던 아름다운 등굣길의 모습은 이게 아닌데, 이 쓸쓸함은 뭘까.
재잘재잘,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낼지 서로의 기대와 설렘을 얘기하며 두 손 꼭 잡고 함께 걷고는, 헤어질 때는 마주 보며 힘차게 안녕하며 웃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엄마가 등굣길과 하굣길에 마중 나오니 너무 좋다고 웃어주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현실은 혼자 갈 수 있는데 엄마는 왜 굳이 따라 나오나 궁금해하는 아이와, 시원찮은 반응에 서운한 엄마가 아이에게 면박을 주고 어색하게 헤어진 등굣길.
시간은 흘렀고, 아이는 그만큼 자라 있었는데 내가 그 시간들을 놓쳐버린 것만 같았다.
저녁을 먹으며 남편에게 아침에 이런 일이 있었다며 혼자 가고 싶은가봐,라고 웃으며 지나가듯 얘기했다. 아이는 진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라고 조용히 읊조렸다. 조금 억울한 듯한 목소리.
나는 왜 아이의 질문이 '나는 이제 엄마가 필요 없어요.'라고 들렸을까.
궁금해서 묻는 아이에게 엄마는 너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등교하는 너를 응원하고 싶다고, 나의 솔직한 마음을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나의 기대와 다른 듯한 아이의 반응에 때로 상처받고 서운해하며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에게 심통을 부릴 때가 있다.
때로는 아이의 반응이 시원찮더라도 상처받지 않기를.
아이가 그냥 하는 질문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를.
내일은 좀 더 가볍고 다정한 말을 들려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