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92
임작갑의 오묘한 정신세계는 언제나 흥미롭다.
며칠 전에 내게 아이패드 사주고는, 내가 그거 쓰고 있으면 굉장히 부러워 했다.
그러더니 진지하게,
"나도 그런 거 하나 살까? 전에 자기가 나한테 링크 보내준 거 있잖아. 그거 무슨 탭..."
그렇게 해서 아내는 갤럭시탭s6라이트를 손에 넣었다.
막상 탭을 앞에 두고 나니, 뭔가 막막했는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안드로이드 폰을 주욱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패드류는 처음이라 생소하기도 하고 자기 손에 안맞는 느낌이었던 모양.
급기야는 약간의 후회섞인 목소리로 그런다.
"이거 괜히 샀을까? 나는 이런 거 딱히 좋아하지도 않잖아. 자기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이나 이런 기기들 보면 막 설레고 그러지? 기분 좋아지고 그러잖아?"
앗. 그래. 지금인가?
"옛날에는 그랬지. 지금은 너밖에 없어."
나의 회심의 아부에 임작갑은 개코나 그러겠다는듯 무시했다. 췟!
.
"나는 이런 거 봐도 어디다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관심이나 흥미도 없잖아. 알지?
아이 참. 일단 리디북스 깔아주고, 페이스북은 홈화면으로 빼줘.
아휴. 이걸 어디에다가 쓴담.
그냥 이거 네이버 메모장은 밖에서 아이디어 정리할 때 쓸까?
근데 글씨크기가 너무 작네? 좀 키워놔.
유튜브 켜놓고 운동할 때는 화면이 커서 좋겠네.
블루투스 키보드 이거 연결해줘.
페북 댓글을 이렇게 다니까 편하구만. 오홋홋홋.
응? 뭐? 왜? 나는 이런 거 생소해서 흥미 없다구!!"
네네. 아무렴요 그러시겠지요.
오후에 탭을 손에 넣으신 임작갑님께서는 4시간 넘게 그걸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
저녁에 글작업을 하신 후에 다시 탭을 손에 들고 전자책을 읽더니, 페북에 중간중간 댓글도 달더라.
밤이 늦자 임작갑님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는 찬밥신세(?)의 갤탭은 얌전히 침대 머리맡에 충전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서 손에 닿는 위치에 놓여있다.
과연 임작갑은 저런 기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