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102
여동생이 놀러 왔다.
사실 며칠 전이 동생의 생일이었다. 서로 바쁘기도 했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밖에서 만나는 것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전화로 간단한 안부를 물었고, 집으로 오라고 용건을 말했고, 알았다고 해서 우리의 통화는 32초 정도로 끝났다.
우리 가족끼리는 그다지 살갑거나, 말을 많이 나누거나 그러는 분위기는 아니다.
여동생도 손님은 손님인지라, 그냥은 맞이할 수 업었다. 그래서 나는 굴전을 만들고 지형씨는 잡채를 하기로 했다.
굵은소금으로 굴을 휘적휘적 저어서 씻어내고, 마늘을 다지고, 쪽파를 송송 썰었다.
부침가루를 물에 풀고 굴과 마늘, 쪽파를 넣어 섞은 후 한 숟가락씩 부쳐냈다.
굴전이 다 끝날 무렵 동생이 집에 도착했다.
“왔냐?”
“어”
나는 굴전을 하나 집어서 동생 입에 넣어 줬다.
“괜찮네.”
“다행”
잡채를 만들기로 한 지형씨는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다.
오전에 운동하러 나가서 12키로를 걷고 뛰고 했던지라, 약간 멍한 상태.
결국 잡채 만드는 것은 포기하고, 자기 먹을 굴전을 좀 남겨달라는 말을 마치고 담요 두른 채 누우셨다.
동생과 나는 TV를 틀어놓고, 굴전에 식혜를 들이키며 대화(?)를 나누었다.
“요즘은 어떠냐?”
“그냥 그라제.”
“그랑께. 그라겄다.”
“어.”
파워 당당하게 다리 쭉 뻗고 누워계시던 임작갑님은 슬그머니 다리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그리고는 “주물러 줘!”라는 부탁형 명령을 하달하셨다.
내가 지형씨의 종아리를 주무르기 시작하자, 여동생은 반대편에서 지형씨의 다리를 주물렀다.
“오빠.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어.”
“오빠는 결혼이 뭐라고 생각해?”
갑자기 훅 들어온 결혼 정의에 관한 질문이라니. 지형씨의 다리를 계속 주무르면서 복잡 미묘한 느낌을 정리했다.
그리고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음. 엄마한테 할 효도를 지형씨에게 하는 거?”
“...불효자식”
“가급적 불효자식을 만나.”
우리는 낄낄거리면서 지형씨의 다리를 계속 주물렀다.
한참 후 임작갑은 수고했다면서 족발(대)를 시켜주셨다.
엄마.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