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101
집에 있을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쩌다 보니 식사 준비를 많이 하게 되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따라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자취할 때야 김치 넣고 캔참치 따고 물 좀 넉넉하게 부어서 끓이면 그걸로 2~3끼니 반찬 삼아 먹었었다. 그게 내 요리 실력의 전부.
최근에 들어서야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여러 가지 만들어 보고 있는 거지 기본적으로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
그래도 만들어진 것을 지형씨가 맛있게 먹어주면 기쁘고 고맙고 그런다.
다만 곤란한 것은 요리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부간의 해찰 부림이 문제.
하아…
초록색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서 재료 다듬고, 끓이고 있으면 등 뒤에서 스멀스멀 장난의 기운이 밀려온다.
돌아보지 않아도 그게 임작갑임을 알 수 있다.
뭐 둘 만 사는 집이니 당연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지형씨가 가진 기질의 특성 때문인데.
이 사람은 자기가 뭔가 재밌는 장난을 떠올리면 그걸 숨기지 못한다.
지가 생각해도 웃기는지 대여섯 걸음 떨어진 곳에서부터 웃음을 참는 소리를 내면서 온다.
‘크흡. 흐웁~ 후읍~ 큽. 후흡~’
음. 애냐? 이러면 모르기가 더 어렵다.
그래도 모른 척해야 한다. 갑이 하시는 장난에 장단을 맞추는 것이 을의 도리이…
으헉! 이건 예상을 벗어났다!!!
“미시타 김군아~ 우리 미시타 김군이가 요리를 하고 있네?”
느끼해! 징그러! 숨은 또 왜 헐떡거리는 건데?
“나는 우리 미시타 김군이가 이라고 앞치마 두르고 요리하고 있으믄 그라고 섹시하드라~”
으으. 이건 못. 참겠다.
“야! 하지마. 징그러. 글고 그건 내 캐릭터야. 쓰지 말라고!!”
지형씨가 요리할 때 가끔 장난쳤던 것을 지가 그대로 나한테 써먹고 있는 거다.
“이런 이런~ 우리 미시타 김군이가 왜이라고 앙탈일끄나? 자. 자. 가만히 요리에 집중해~ 어서어~”
“야! 손! 손 안 치워? 배 쪼물딱 거리지 말라고! 야아! 쫌!!”
아내는 이미 시작한 장난을 그만 둘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나님은 말이지 우리 미시타 김군이가 해주는 요리는 다 맛있드라. 그라니까 갠찮해야. 알지?”
“알기는 뭘 알아! 손 좀 어떻게 해봐! 아니 내려가지 말고. 하지 말라고오오오오!!!”
“오홍홍홍. 우리 미시타 김군이가 앙칼지게 그라니까 더 꿀잼이네?”
그렇게 실컷 장난만 치고 가버린다.
방심했다.
어지간한 임작갑의 장난 패턴은 다 파악하고 있었는데…
되치기 악덕 사장 능욕 플레이에 당할 줄이야!!!
자존심 상한다.
내 조만간 반드시 더 창의적인 것으로 복수할 거다.
췟. 요리는 맛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