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123
결혼 전에 아내는 스스로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이라고 했다.
신경이 예민해서 새벽에 깨는 일이 잦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밥도 많이 못 먹는다고 했다.
불안함과 신경질적인 성향도 있고 까칠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평가였다.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해서 지금까지.
나는 아내가 잠을 잘 못 자는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사람이 하루에 8시간~9시간을 반드시 챙겨서!
그리고 꼭 채워서 잘 수 있다는 것을 아내를 통해 알았다.
물론 아내가 새벽에 잠에서 깰 때가 있다.
다른 작가님들과 술 거하게 마시고 들어와서
거실에서 자빠져 주무시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씻을 때 정도?
(씻고 자라고 해도 ‘아랐쒀어어~ 나님이! 씻고 잘 끄야~ 딸꾹!’
이런 반응)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밥을 많이 드시지 못하는 증상은
연애 때부터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거의 언제나 밥 한 공기를 깔끔하게 드셨고,
요 몇 년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내 밥도 덜어다 드시는 지경.
왕성한 소화력을 자랑하신다.
그 외에도 불안함, 신경질적임, 까칠함은 뭐 예쁘니까 봐주자.
임작갑이랑 살면서 대신 내가 좀 예민함이 생겼다.
전에는 마음에 담아두고 말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그냥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다.
요전에 밤에도 그랬다.
“임작갑, 있지. 자기도 알다시피 내가 좀 예민하잖아?”
아내는 세상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표정이다.
“요즘 불면증 때문에 내가 통 잠을 이룰 수 없네?
자기도 알다시피 내가 큰 일에는 무던하지만
오히려 작고 사소한 일에 민감하잖아? 알지?
아마 그래서 잠을 잘 못 이루는 모양이야.
이 불면증이 일시적이면 좋겠는데…
장기적이면 어떡ㅎ….”
이후로 기억이 잘 안 난다.
예민해서 얕은 잠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아침에 정신을 차렸더니 등짝이 아팠을 뿐이다.
아내의 예민함이 내게 옮겨와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