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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Jan 29. 2021

부부 - 자기의 본모습을 드러내도 괜찮은 사이

100개의 글쓰기 131


요전에 김치부침개가 꽤 맛있게 만들어졌던 날.
그냥은 먹을 수 없다면서 임작갑은 막걸리를 따셨다.
아니 어쩌면 막걸리를 마시기 위해서
김치부침개가 맛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집은 어쨌든 임작갑 위주로 돌아가니까. 낄낄.

“김매니줘! 우리가 김치 부침개를
그냥 먹을 수 있게쒀? 응?
나는 그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고!”라고 하더니.
언제 사다 두었는지 냉장고에서 막걸리를
꺼내왔다. 그것도 정체 모를 춤사위와
랩과 타령의 경계선에 있는 그 무엇을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Yo! 디스 이스 임작갑쓰 언프리티 막퀄리타령...정도라고 해야 할까.)

여튼. 임작갑은 은근 흥이 넘치는 사람이다.
자기 입으로는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구
너랑 결혼하고 나서 내가 이상해진 거야!’라고
말하지만. 글쎄.
그런 말 들으면 난 속으로 생각한다.

‘애초에 너님은 좀 이상했다구.
그렇지 않고서야 왜 나랑 결혼했겠니...’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보면 나라는 사람은
수지타산이 나오지 않는 사람 쪽에
훨씬 가까웠으니 말이다.
(임작갑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악전고투하며 쌓아온 것들이 있으니
지금에서야 그런 느낌이 덜하지만.
처음에는 주변에서도 이해 못할 정도였으니...)

임작갑은 본디 흥이 많았던 사람이었을 거다.
다만 그걸 굳이 표현하고 살만하지 않았을 뿐.
나랑 살면서 자기 본디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고
느끼고 있으니 저런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이는 것이겠다.
그러면 충분하다.
자기의 본모습을 다 내보여도 괜찮을 관계가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가.

그러니까 결론은 내가 다 잘해서 그런 거라는 소리.
응?


이 움짤은 그렇게 탄행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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