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남편에서 동화작가로
임작갑이 2016년엔가 출판사에 다녀온 일이 있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를 ‘김매니저’라고 부르기 시작했었다.
출판사 식구들에게 나를 그렇게 소개했다면서.
동화작가 중에 매니저 있는 작가가 누가 있겠느냐며 웃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
그러면서 약간 더 진지하게 임작갑의 책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이건 다음에 기회 되면 글로 좀 풀어볼 생각이기는 한데,
처음부터 김매니저라는 말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을 뿐,
다른 사람의 부속물처럼 여겨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임작갑에게 필요한 것들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기도 했고,
좀 전략적으로 생각했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도 들어서...
조금씩 이런저런 시도를 했었다.
나중에서야 임작갑과 내가 시도했던 것들이
개인 브랜딩이고 마케팅이며 기획이고 스토리텔링이었구나 싶더라.
개인적으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면,
그 경험을 기반으로 아마 본격적으로 그런 쪽의 회사를 만들어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정도 역량은 되지 않아서 생각만 하고 말았지만.
어쩌면 나 자신에게는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계속 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2월로 예상했던 책은 3월에나 나올 것 같고,
5월에 나올 거라고 생각했던 책은 6월로 미뤄질 것 같다.
세 번째 책은 하반기에나 가능하지 싶고,
다음 책은 쓰는 중이라 기약없다.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 때로 더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좀 답답한 시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거라고 계속 스스로 다독이며 가고 있다.
돌아서서 보면 정말로 꽤 그럴듯하게 잘 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니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오늘도 잘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