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33
그녈 처음 만나고, 웃고, 이야기를 하면서 작은 결심을 했었다.
이번에는 마음의 반만 줘야지. 그래서 실망하지도, 상처받지도 않을 적당한 거리를 가져야지...
그렇게 조심스럽게 마음의 반을 건넸다. 정밀하게 무게를 재거나 부피를 계산해보지는 못했지만, 내 나름은 그 정도를 주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아주 정확히 내가 준 마음의 빈자리에 들어와 내가 준 마음의 반을 들고서 웃고 있었다.
내 마음의 아픈 곳, 민감한 곳, 아직 낫지 않은 상처들은 용케도 피해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 놓고 이제 어쩔 거냐 묻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섬세하게 뻔뻔한 여자가 아침마다 커피를 내놓아라~며 소리 지르거나, 풀스윙으로 등짝을 때리거나, 불의를 보면 걸쭉한 쌍욕을 날리면서도, 스스로는 굉장히 교양 있는 사람인척 할 줄은 몰랐다.
잘 웃는 만큼 또 잘 울고, 타인의 아픔에 민감하며,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는 만큼 아이 같은 면이 있으며, 남의 부탁을 쉽게 거절 못하고, 지기 싫어서 악착같이 글 쓰는 성향이 있고,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아주 쉽게 상처받는 사람 임도 알지 못했다.
처음부터 잘 못 생각했다.
그녀에게 마음의 반만 준다는 것은 불가능했던 거다.
어젯밤 그녀는 잠자리 들기 전에 아주 분명하고 명확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김매니져! 음식물쓰레기랑 재활용 쓰레기랑 가져다 버려야겠어! 어째 시키기 전에는 알아서 하는 법이 없더라! 잉! 내가 이런 것 까지 신경 써야 하겠어? 똑바로 하도록!"
한다 해! 하믄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