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_4
결혼하고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가족들 생일 챙기는 거다.
우리 집안(이라고 써놓고 보니 뭔가 거창해서 안 어울리네)의 전통이라면 적당히 서로에게 무관심한 거다.
가족들이 서로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닌데, 각자도생 하느라 서로에게 깊은 관심을 줄 겨를이 없었다.
난 나대로 산다고 버둥거리느라 정신없었고,
세 살 터울 남동생과 그 아래 여동생도 다들 스스로 버텨온 것 같다.
부모님은 자식들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며 짐 되지 않으시겠다며 또 거리가 두셨었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게 상당이 독특한 분위기가 되었다.
서로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
아니다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서로 개의치 않는 관계가 만들어졌다.
서른 넘어가면서 아버지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상당학 공부하면서 비로소 ‘평범한 아버지’라는 ‘남자’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서야 난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부드럽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간혹 며느리에게 전화해서 아들 흉볼 줄 아는 사람임을 알았다.
책을 냈다는 며느리의 카카오스토리 글에다 ‘자랑스럽다’고 댓글 남기기 위해, 그 두꺼운 손가락으로 문자 누르는 남자라는 걸 알았다
며칠 전이 어머니 생신이셨다.
아내가 서울에 있어 함께하지 못했지만 전화는 드렸던 모양이다. 그것만으로도 좋으셨는지 해남 가자 지형이한테 전화 왔다고 말씀하신다.
남동생 둘째 아들이 곧 돌이라 그때 가족 식사 하자시며 웃는 두 분을 보면서…
우리 가족에 대해 잘 모른 채 지금까지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우리 가족의 전통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류 지형설.
이 집구석은 큰며느리를 중심으로 돌아가겠구나.
누가 그랬다 ‘인정해! 인정하면 편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