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그들

100개의 글쓰기 72

by 김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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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다가(엄밀히 말하면 미루고 미루다가) 명절에 집 청소를 했다.
정리의 달인들이 책이나 방송을 통해 한결같이 한 말이 있다.
'버려야 한다'

그 말대로 지형씨랑 둘이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버리기로 했다. 둘만 사는 집인데도 쌓아둔 것이 많았다.
베란다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폐기물에 기가 질렸다. 그래, 우리는 그동안 이런 걸 쌓아두고 살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채웠다고 생각했는데, 쌓아두고만 있었다.
쓰지도 않고, 버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그렇게 쌓아둬서 차지한 것은 집의 공간뿐만 아니라 내 마음의 공간까지였던 모양이다.

좀 치워놓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 후련해졌고, 답답함이 좀 옅어진 느낌이다.

아직 작은 방을 치우고, 입지 않은 옷을 버리고, 쓰지 않는 물건도 더 정리해야 한다.
아무래도 이번 명절은 청소하는 것으로 지나갈듯하다.
뭐 나야 지형씨가 시키는 것만 할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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