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다

100개의 글쓰기 75

by 김민성


요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글 쓰는 아내를 위해, 나름 노력 중이다.

요전에 아점(우리에겐 브런치보다야 이쪽이 어울리겠지)으로 베이글과 에그 스크램블, 커피 한 잔을 만들어 진상했다. 임작갑님께서는 접시를 스을 보시고는 대수롭지 않게 한마디 하셨다.


"이봐! 김매니저! 접시에 푸른색이 안보이잖아! 신선한 새싹 채소가 들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겠어. 다음에 만들 때는 참고하도록!"


들은 척도 안 했다. 눈도 안 마주쳤다. 이것이 해주면 주는 대로 먹을 것이지!

지가 음식 할 때는 '자기야! 맛있지 않아? 맛있지? 맛있는데 왜 맛있다고 칭찬하지 않는 거야? 왜?'라고 하는 사람이 말이야!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마음의 소리일 뿐. 입 밖으로 감히 꺼내는 용감무도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을 피했을 뿐.


오늘은 오전에 운동하고 오면서 장을 봤다.

우유와 계란, 청경채와 새싹채소를 좀 샀다. 딱히 지형씨가 새싹채소 이야기를 꺼냈고, 맞는 것이 두려워서 구입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운동하고 채소도 같이 먹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절대로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나, 귀여움을 받고 싶은 마음만은 아니었다. 흠... 흠...


여튼 집에 와서 계란에 우유를 넣어 풀고, 팬에 버터를 두른 후 스크램블을 만들었다. 남은 열로 올리브유를 두르고 청경채를 살짝 볶았다. 에어프라이어에 베이글을 구웠고, 새싹채소는 살짝 씻어 접시에 담았다.

커피를 내려 머그컵에 나누어 담으니 그럴듯해졌다.
확실히 초록색이 들어가니 요전 보다 더 훌륭해진 느낌이다.

진상 임작갑... 아니 임작갑님께 진상했더니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신다.



"오! 김매니저! 그렇지. 이거지. 내가 요전에 말한 것을 잘 기억하고 있었군!"
"따... 딱히 니가 좋아하라고 그런 것은 아니야.(피식)"

아내는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페이스 북에 자랑할 거란다. 딱히 그런 것까지 바란 것은 아니었다. 뭐 자랑한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만.
다음에는 베이컨이나 햄을 좀 구워볼까...


대충 먹고 씻으려는데 갑자기 아내가 낄낄거린다. 궁금해서 쳐다봤다. 내가 쳐다보자 아내가 그런다.

"자기가 승!"

"응? 그게 뭔 소리야?"

"조작가와 강작가하고 단톡방에서 자식 자랑하더라고. 조작가는 개몽돌이 강작가는 기쁨이 자랑."

아놔. 다음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자식이 없으니 대신 김매니저가 만들었다고 아까 자기가 만든 거 사진 올렸지. 그랬더니 졌다는데? ㅋㅋㅋ"

'조작가님의 반려견 개몽돌씨와 강작가님의 반려도치 기쁨이를 이긴 임작갑의 반려닝겐 김매니저'라는 것.

하아...

지는 것보다야 낫겠지. 개와 고슴도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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