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움을 무릅쓰고 겨우 고개를 젖히는데
애써 뜬 나의 두 눈에
달이 들어와 말한다
굳이 여기를 보지 않아도 돼
무거워진 고개는 떨궈도 괜찮아
그래도 난 너와 함께 있을 거야
찬 공기를 느끼며 걷다가 깊은 숨을 내쉬며
머리를 마음을 비우는데
그만 힘에 부쳐 그 자리에 서고 만다
컴컴한 하늘 보기가 무서워 고개를 숙이는 거라며
달빛 담지 못한 나의 두 눈은
달의 말을 떠올린다
나와 닮은 조그마한 그림자
달에게 안겨 있다
함께 있을 거라던 달이
나를 안아주고 있다
달 / 2018년 3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