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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배르니 Oct 07. 2022

불안과 걱정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성격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앞으로 괜찮을까? 잘할 수 있을까?'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미리 염려하고, 불안도가 높은 사람은 어쩌면 생존 본능이 강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시시각각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면,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빠른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아무리 걱정을 많이 해도, 미래의 불확실성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나는 우울증을 진단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20대에 타지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적응력은 남들보다 '뛰어나진' 않아도 '버티는 것'하나만큼은 자신 있는 꽤 단단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심어줬다. 그리고 하루 8시간을 매일같이 1년간 공부하며 입사 준비에 열정을 쏟은 회사를 나올 줄도 몰랐다. 그리고 앞으로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걱정이 많고, 불안도가 높은 성격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성격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그 생각들에 '이름'을 붙여준다.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걱정하고 있구나'


부정적인 생각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알아차리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눈앞에 놓인 상황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내가 했던 걱정들이 100% 현실화되는 경우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막상 부딪혔을 때 상황이 나을 때가 더 많았다. 


'걱정하지 말자. 이렇게 걱정한다고 잘 될 일도 아니야'


마음을 고쳐먹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미래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꽤 많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헬스장으로 가서 운동을 할 수 있고, 글을 쓰며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풀어내며,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고 처방받은 우울증 약을 잘 챙겨 먹고, 명상을 하며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을 다스릴 수도 있다.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은 언제는 무너질 수 있고, 평생을 함께할 것 같았던 사람도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우울증 진단 이후, '나'라는 사람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협하고 오만했는지 깨달았다. 그러니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 것이다.


'내일'을 위해서가 아닌, '오늘'을 살자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자

후회와 미련이 남지 않게, '지금'에 집중하자





*사진출처

<a href="https://www.freepik.com/free-vector/woman-expressing-strong-various-feelings-emotions_8271103.htm#query=worry&from_query=%EA%B1%B1%EC%A0%95&position=25&from_view=search&track=sph">Image by pch.vector</a>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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