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트레이너다.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강남의 대형헬스장에서 소속트레이너로 일을 시작하였다. 내 나이 32세, 소속트레이너로써의 한계를 빨리 발견했다. 내 꿈은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것.
2020년 트레이너로써 내 첫 월급은 130만원이었다. 30만원으로 방값내고 10만원 전기세 내고 8만원 휴대폰 값내고 15만원 교통비내고 한국장학재단에서 대출한 대학등록금의 이자납입하고 그 와중에 사설 자격증 과정등록해서 돈 쓰고..생활비 납입하고 점심, 저녁 해결 하려면 최소한의 먹을거리는 있어야 되는데 닭가슴살에 고구마도 먹어야되니 그것들로 알뜰살뜰 살면 남는돈 0. 마이너스 안되면 다행인 날 들 이었다.
그냥 남는게 없었다. 수습 3개월 월급이 끝나면 기본급 없이 수업료로 돈을 벌 수 있었지만 6개월 차가 지나가자 이렇게 벌어서는 답이 없겠다 싶었다. 물론 어느정도 트레이닝 업계가 어떤 시스템인지를 그 기간동안 깨달았으니 이런 생각을 했었겠지만, 그렇게 난 이태원의 한 건물을 임대를 했고 여기서 노마드빌리지란 사업체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는 몇번 씩이나 내 발목을 붙잡았고 2020년 12월 24일, 정확히 기억난다.크리스마스 이브날, 난 족발을 썰러 부산으로 내려간다.
1월, 건대입구 (이마트 자양점)
3월, 하남
5월, 별내
3개의 매장을 관리하는 팀장이 되었다. 코로나가 만든 전형적인 엔잡러의 모습이 아닐까, 전혀 다른 업이지만 난 적응을 하였고 주말에는 족발을 썰고 평일에는 트레이닝을 하는 '족발 써는 트레이너' 가 되어버렸다.(난 나만의 타이틀을 가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전국에 족발 써는 트레이너가 얼마 없을 것으로 생각 되니 이거 참 좋다.)
마트 내에 있는 족발 집업무는 대략 이렇다.족발을 썰고, 포장하고, 진열하고, 판매한다.여기서 젤 중요한건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판매다. 이 부분은 트레이너들과 참 닮아 있다. 트레이너도 세일즈가 약한 트레이너는 살아 남을 수 없다.다른 점이라면 세일즈의 시간 차이랄까?
소속트레이너는 헌팅을 하고 오티를 잡고 오티를 하고 매출로 이어지는 기나긴 과정으로 고객을 유치하지만,족발의 판촉은 1분 1초, 그러니 찰나의 순간에 그 세일즈의 기술을 담아내야 된다.지나가는 사람에게 전단지 주는 것도 힘든 세상에 지나가는 사람을 족발을 사고 싶게 구매유도에서 전환의 과정까지 다 일으켜 내야한다.이 회사에서 일하고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버렸다. 시간이 지나도 저 때나지금이나 판매는 어렵다.
칼을 잡고 일을 하다보니 조금 서두르다 보면 손 베이는 일도 허다하다.트레이너나 족발러나 몸이 재산이라 몸은 절대 다치면 안된다는 것도 닮았다.사람들이 어디로 다닐 지,사람들이 지나가는 동선,사람들이 오는 시간,사람들의 구매력,사람들의 심리까지 파악해야 되지만 늘 어렵다. 쉽지 않다.
마트 내 판매 제품의 할인율 , 다른 제품이 오늘 얼마에 판매하는 지 항상 염두에 두고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가게 만든다.아니면 모두가 세일하고 있을 때 족발만 세일하지 않고 판촉을 하는 차별화 전략이 먹혀 들어 갈 때도 있다. 하지만 판매력으로만 매출을 계속해서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낀다.족발 일을 시작하고 현장일을 어느정도 터득하고 난 뒤로 부터는 본사에서의 일,마케팅부터 일을 시작하였는데 그 때 아이디어들이 이제 조금씩 현장에 접목되고 있는 듯 하다.
도가원 로고부터 어플리케이션, 유니폼 등이 필요하다라는 생각,브랜딩을 입히고 마케팅이 더해져야 된다는 생각.기획력으로 이슈를 만들어야된다는 생각. 그 동안 많다면 많은 일 적다면 적은 일이지만 그래도 뭔가는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다. 디자인,마케팅, 브랜딩,기획, 사업 모든건 창의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독특한 발상을 현실성 있게 표현해내는 것.내가 받아들이는 지식들을 융합해서 계속해서 아이디어들을 쏟아 내야 한다는 걸 느낀다.건강한 사업이라 함은 한쪽으로 쏠림없이 다양한 루트로 뻗어있는 사업이 아닐까.영양 잡힌 식단 처럼 이곳 저곳 다양한 루트의 파이프라인.손정의가 말했던 사업 하나하나마다 세포가 살아있는 그런 사업체와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창 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데 휴식이라고 생각하면 직원 업무라고 생각하면 사장이라는 얘기가 와 닿는다. 요즘은 꽤나 몰입하고 있는 것 같다.'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다. 기업가, 사업가에게 있어서 돈 없이는 얘기가 불가능할 터인데 너무 이상과 현실의 갭을 줄이진 못했는지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앞으로 해야 될 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나서 내 이야기들을 풀어야 신뢰가 가겠지만 언제나처럼 과정을 기록 할테다.누구든 성공해서는 자기가 성공할 줄 알았다고 얘기하기는 쉽다.난 아직 성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구보다도 성공할 것이라고 얘기 해야겠다.학창시절에도, 20살에도,호주에서 일하던 23살에도 미국으로 가기 위해 텍사스 공항에서 기다리던 29살에도 내 머리 속은 똑같으니깐
내 나이 34세
차도 없다.집도 없다.통장에 모아둔 돈도 다른사람들과 비교하면 없는게 맞는거다.그리고 여자친구도 없다.다만 세알려보니 20살 때부터 책은 302권 정도 읽었고 그 책들로 부터 얻은 지식과 지혜, 언제든 내가 배울려고 마음먹으면 뭐든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1400여개의 포스팅을 쓴 내 블로그가 있으니 못할게 뭐가 있을까? 아 그리고 사랑스러운 우리 노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