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8. 완벽보다 시작하는게 더 중요하니깐

by 레저왕

평일, 밀린 과제 때문에 정말 바빴다. 이것저것 바쁘지만 요즘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 수업 마치자마자 정철이와 밥을 먹고 났더니 Moon이가 학교에 도착했단다. 모닝을 타고 삼산으로 출발! 시간이 촉박하다. 아직 푸드트럭 준비할 건 많지만 저녁부터 가오픈해 보기로 했다.


완벽하게 만들기엔 시간도 너무 지체되었고 돈도 너무 많이 들어가서 최소한의 용품들만 갖추어서 시작하기로 얘기했었다.


먼저 구암문구에 들려서 펌핑기를 살려고 했으나 팔지 않았다. 그래서 다트와 레고 인테리어 용품들을 사고..

칵테일 푸어러도 사고 에잇 세컨즈에 들려 유니폼 대용으로 입을 옷도 사고..











Moon이 집에 들러서 아이스박스도 챙기고, 학교로 넘어오려고 하는데 정훈이가 전화 왔다. 북구에 갈 일이 있다 해서 북구 가서 정훈이를 픽업하고 울대로 출발!!


울대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5시 30분이다. 나는 6시에 약속이 있고 Moon 이는 6시 30분까지 발전기를 가지러 가야 되고.. 근데 배가 너무 고프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 와서 진짜 허겁지겁 먹었다..


그리고.. 잔고도 이제 0원이네?


발전기 빌릴 돈은 겨우 마련했다. 주유비 할 돈도 없고, 또 예전의 호주에서의 상황이 온 듯하다.

우린 이 정도 상황은 와야 마음을 제대로 먹는다.. 바쁘다고 밖에 서서 라면을 먹었다. 생각해보니 안에서 먹어도 됐을 거 같은데.. 그리고 나는 회의를 갔고, Moon이가 발전기를 픽업해왔다. 모임에 있는데 Moon이의 전화.. 모닝 빠떼리가 나갔단다.. 발이 묶여 다른 준비도 못하고 있단다.


8시쯤 미팅이 끝나고, 푸드트럭 있는 곳으로 도착.. 인테리어랑 할 것은 많은데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있다. 조명부터 달아야 해서 학교 안으로 들어와서 작업을 시작했다. 발전기 시동을 켜고 조명 설치를 시작했다.


"모닝 빠떼리가 나갔다 오늘 엑땜인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발전기가 안 켜진다.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려 물어보려고 했는데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 같이 폰이 꺼져있다. 손유, 은영, 내 폰.. Moon이폰


발전기 사장님에게 전화하려고 폰 충전시키러 글로벌 라운지에 뛰어가서 폰 충전시키고 내려오자, 발전기 시동이 걸렸단다.


'휴 다행이다.. 그래도 장사는 할 수 있겠구나?'


폰이 꺼졌기에 사진들이 하나도 없다. 오픈 첫날 역사적인 순간들을 찍고 싶었지만 못 찍은 것이다. 그리고 기숙사에 카메라 들러갔다가 충전시켜둔 폰을 찾아서 나왔는데..


차가 없다.. 전화해봤더니 주차장에 수상한 차가 있다고 쫓겨났단다. 사무실로 와라한뒤 사무실에서 냉장고를 빼와 차에 싣고!!!! 내 인생 첫 장사를 하러 출발!!!


이제 실전이다.. 이상한 자리 한 군데가 있길래 차를 붙여놓고 장사를 시작했다.




"인테리어가 덜 돼있으니 휑하다.. 돈 벌어서 인테리어랑 재정비부터 하자"


장사하는데 사람이 없다.. 시험기간에다가 원래 사람이 없는 곳이라 그런가.. 친구들에게 연락했더니 동티랑 영대가 왔다. 애들하고 얘기하다 사람 많은 곳으로 들이대기로 결정!


자리를 옮기고 장사를 재개했다. 한 외국인이 지나간다.


"Try this.we gonna give u free drink!"


관심을 보이더니 와서 얘기를 시작한다. 뉴욕에서 왔고 하는 모습들 보기 좋다고 정말 공짜냐고 오늘 가오픈 상태라고 말하고 첫 외국인 손님이니 공짜로 주겠다고 했다. 고맙다 하며 친구들은 한국인인데 어떡하냐고, 오늘 어차피 가오픈이니 다들 공짜로 주겠다고 말했다.


그 대신 페이스북에 사진 찍어서 꼭 올려달라고 말하고 우리도 기념샷으로 사진을 하나 찍고!

이후 관심을 가지는 손님들에게 칵테일 한잔씩 판매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했다. 매출은 생각도 안 했는데 매출까지 일어나고 하니 재밌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빨리 했어야 했는데.. 장사는 재밌다.

두시가 넘어서 까지 장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길고 긴 하루가 끝이 났다.




그리고 첫 장사이지만 나름 선방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7.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소중해.